시설 관련 민원 적극 제기된 관악사 ‘관장과의 대화’

지난 7일(화) 관악학생생활관(관악사) 920동 사랑채에서 ‘관장과의 대화: 스트릿관장파이터’가 열렸다. 지난해의 ‘모여봐요 관악의 숲! 관장과의 대화’에 이어 열린 이번 행사는 서울대 관악사 자치운영위원회(자치회)가 주관했으며, △관악사 여명석 관장(건축학과) △관악사 이주영 교무·학생 부관장(의류학과) △관악사 박정우 시설·기획 부관장(지구환경과학부) △행정실 직원 등이 참석해 학생들과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온·오프라인으로 사전에 수합된 120개 의견 중 자치회가 선정한 8개의 의제가 다뤄졌으며, 학부생뿐만 아니라 대학원생, 외국인 학생 등 다양한 학생이 참여했다. 

◇관악사, 동아리실 예약제 도입 이유 소명해=이날 행사에서는 최근 공지된 관악사 동아리실 사용 방식 변경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지난달 관악사는 조교를 통해 관악사 동아리에 동아리실 사용 방법 변경을 공지했다. 공지에 따르면 동아리별로 현재 배정받은 동아리실은 모두 해체되며, 향후 예약제로 운영될 예정이나 구체적인 방법 및 시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여명석 관장은 “관악사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반면, 일부 사용률이 몹시 떨어지는 동아리실이 있어 사용 방법 변경을 추진하게 됐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학생은 동아리실 예약제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했다. 현장에 참석한 관악사 합창단 회원은 “합창단 동아리실은 방음벽 설치 등 특수 설계가 이뤄졌으며, 1980년대부터 모은 악보와 동아리 역사, 피아노 등이 자리 잡고 있다”라며 “현존하는 동아리실을 해체한다면 이 모든 물품의 보관이 곤란해질 것”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또한 그는 “합창단의 경우 매주 연습이 이뤄지는 등 동아리실 이용률이 매우 높은 경우에 속한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여명석 관장은 “동아리실을 획일적으로 해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동아리를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꽉 찬 관악사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동아리 회원 여러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겠다”라고 전했다.

◇방충·방제 개선에 대한 논의 이뤄져=학생들은 관악사에서 △그리마 △귀뚜라미 △바퀴벌레 △쥐 등을 목격했다며, 방충·방제 도구를 개선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빈대 유행이 화두에 오르며 빈대 문제에 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관악사 행정실 박정해 시설부장은 “현재 2개월에 한 번씩 공용 공간에 대한 방역을 시행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는 방역 작업을 건물 외벽에까지 확대하고, 기숙사 주변 낙엽을 제거해 해충 서식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관문을 통해 유입되는 벌레도 많다”라며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빈대 대응 문제에 대해 박정해 시설부장은 “각 건물의 현관에 살충제와 개인용 스팀 청소기를 비치했다”라며 “살균소독이 필요하다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빈대 발생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도 공유됐다. 박 시설부장은 “빈대가 발생한 호실은 강한 살충제로 방제할 계획이며, 해당 호실 사용자는 BK국제관(946동)에 마련될 임시 격리실에 한 달간 격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악사 생활 시설에 대한 다양한 불만 제기돼=이날 행사에서 학생들은 △화장실 △샤워실 △출입문 등의 시설을 보강할 것을 건의했다. 화장실과 샤워실의 경우 시설이 전반적으로 낙후돼 있어 불편하다는 의견이 다수였으며, 926동에 거주하는 한 학생은 샤워실이 비좁다는 불만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화장실 문이나 비데가 고장 난 채 방치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시설 전반에 대한 점검을 철저히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박정해 시설부장은 “구관의 경우 지어진 지 30년 이상 지난 건물이라 개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라면서도 “언제든지 민원을 주시면 적극적으로 유지·보수해 드리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기숙사 출입문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기도 했다. 900~906동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출입을 위한 별도의 카드키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며, 이를 학생증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개선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구관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출입문 보안에 사용되는 손등 정맥 인식 시스템이 겨울철에 잘 작동하지 않는다며 별도의 카드키를 발급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박정해 시설부장은 “학생증을 담당하는 우리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학생증에도 카드키 기능을 부여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다른 생활관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손등 정맥 인식 시스템은 과거 카드키 분실로 발생한 사건사고로 인해 고안된 방식”이라며 “다른 보안 시스템으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학생사회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일부 학생들에 대한 카드키 발급도 검토해 보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이번 행사에서는 △세탁기·건조기 관련 불편 △인터넷 속도 개선 △취사실·독서실 시설 개선 △관악사 청소 정보 공개 등의 의제가 논의됐다. 자치회 문화국 구민지 국장(식품영양학과·22)은 “학생들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를 직접 이야기하고, 이에 대한 관악사 측의 해결 방안을 들을 수 있었다”라며 “더 나은 관악사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발판을 마련한 것 같다”라고 이번 행사의 의의를 밝혔다.

 

사진: 박선영 기자 

leena1208@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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