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점심시간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캠퍼스를 산책하는데, 주황색 이름표를 달고 있는 커다란 통들이 보였다. 무슨 용도로 설치한 통일까 궁금해하면서도 그 통의 정체를 알아볼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며 다시 업무로 돌아왔다. 그러던 중 『대학신문』 2080호를 보고 그 통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 바로 다회용컵 대여 및 반납 캠페인인 ‘보틀그라운드’의 참여자가 사용한 다회용컵을 반납하는 통이었다.

‘다회용컵 순환 시스템 도입을 위한 ‘보틀그라운드’ 스타트’ 기사를 통해 보틀그라운드 캠페인의 취지와 내용을 알 수 있었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텀블러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많은 사람이 텀블러를 세척하고 관리하는 작업에 번거로움을 느꼈던 것 같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몇 구성원이 학내 다회용컵을 대여하고 반납할 수 있는 통을 설치한 것이다. 기사를 더 읽어나가며 보틀그라운드를 도입해 온 과정과 참여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향후 계획까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다회용컵 순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다른 대학의 상황이었다. 다회용컵 순환 시스템이 잘 정착한 타 대학처럼 서울대 또한 보틀그라운드가 안정적으로 정착해 장기적으로 실행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문득 나도 보틀그라운드에 참여하고 싶어졌다. 누군가의 설명을 통해 해당 캠페인에 관한 간략한 정보만을 얻었다면 나는 아마 이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신문』 기사를 통해 누가 이 캠페인을 어떤 배경에서 시작했고, 어떻게 진행하고 있으며, 캠페인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게 되자 나는 휴대전화 앱스토어에서 ‘보틀클럽’ 앱을 검색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기사를 읽고 난 후 일련의 행동을 행하면서 내게 ‘신문’, 그리고 『대학신문』이란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할 수 있었다. 신문은 그냥 단순히 ‘읽는’ 대상, 혹은 ‘정보를 얻는’ 매체일 뿐 아니라, 때로는 영감을 주고 더 나아가서는 특정 행동을 하게 만든다는 것을 말이다. 이번 『대학신문』 2080호가 내게는 그랬다. 환경을 보호하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 영감을 줬고, 나 또한 그 새로운 방법에 참여하게 만들었다. 학업과 취업이라는 커다란 돌덩이 두 개를 어깨에 메고서도 오늘도 캠퍼스를 누비며 『대학신문』을 만들어 가는 기자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그들이 만들어 내는 기사를 읽으면서 또 한 번 내 행동이 변화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조진영 담당관

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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