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사회공헌단·교수사회공헌단, ‘2023 서울대 SNU 사회공헌 페어’ 개최해

 

◇새로이 강조되는 대학의 기능, 사회공헌=고등교육법 제28조는 대학의 목적을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공헌은 대학의 주된 기능 중 하나로, QS나 THE 등 여러 대학 평가 기관에서도 사회공헌을 지표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대학이 ‘취업사관학교’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을 마주하는 오늘날, 사회공헌은 대학의 존재 의의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대 사회공헌의 현황과 미래는 어떨까? 지난해 발표된 〈서울대학교 중장기발전계획 보고서〉는 ‘국제화 및 사회공헌’을 주요 발전 목표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공헌이 서울대의 비전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대학신문』에서 서울대 사회공헌의 중추인 글로벌사회공헌단과 ‘2023 서울대 SNU 사회공헌 페어’를 톺아봤다.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을 위해, 글로벌사회공헌단=2013년 설립된 글로벌사회공헌단은 서울대 구성원의 대내외 사회공헌 활동을 조직하고 지원하는 기관으로, 학생들의 자발적인 사회공헌 문화를 형성하는 학생사회공헌단과 교수자의 봉사 활동을 조직하는 교수사회공헌단을 둔다. 글로벌사회공헌단 김태균 단장(국제학과)은 “글로벌사회공헌단은 서울대 구성원의 사회공헌 활동을 촉진하는 플랫폼이자 중장기 로드맵을 구성해 사회공헌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중심 기관”이라며 “총동창회의 협조로 올해부터는 동창들도 함께하는 사회공헌을 지향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글로벌사회공헌단은 서울대의 전문성을 토대로 국내외를 망라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기획해 왔다. 설립 이후 글로벌사회공헌단은 △강화 △구미 △군산 △통영 △제주 등 국내부터 △네팔 △라오스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 국외까지 여러 지역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지역사회 봉사를 실천하는 ‘사회공헌형 교과목’, 교육 소외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방학 동안 진행하는 ‘찾아가는 멘토링’, 서울대 내 다국적 구성원이 모여 지역사회에서 다문화 봉사를 실천하는 ‘샤눔다문화 공헌단’ 등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기도 하다. 김태균 단장은 “특히 해외 봉사 활동이 학생에게 인기”라며 “2주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온다는 학생들이 많다”라고 밝혔다.

글로벌사회공헌단은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을 궁극적인 비전으로 삼고 있다. 김 단장은 “글로벌사회공헌단에서 마련한 기회를 계기 삼아 서울대 구성원이 사회공헌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글로벌사회공헌단의 목표는 사회공헌의 배양기 역할을 함으로써 서울대뿐만 아니라 나아가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학 사회공헌의 미래를 그리며, ‘2023 서울대 SNU 사회공헌 페어’=서울대는 사회공헌을 주요 목표로 제시했으나 구체적인 사회공헌의 비전은 아직 불분명하다. 이에 글로벌사회공헌단·교수사회공헌단은 2023 서울대 SNU 사회공헌 페어를 개최해 서울대 사회공헌의 현황과 미래를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7일(금) 체육문화연구동(71-1동) 206호와 우정원 글로벌사회공헌센터(153동) 210호에서 열렸으며, 지난 2021년 열린 ‘교수사회공헌단 미래비전 포럼’이 확대돼 개최된 것이다. 김태균 단장은 “서울대에서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나, 그 활동 단위가 다양해 함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지는 못했다”라며 “이번 행사에서는 여러 단위의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내외부 인사의 포럼과 강연을 통해 사회공헌의 비전을 논의하고자 한다”라고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글로벌사회공헌단을 포함해 여러 단위에서 진행된 100여 개의 성과가 요약적으로 제시됐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간호대 진학을 희망하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간호학 캠프’와 건전한 공론장 형성을 목표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진행한 ‘우리 사회 속 공론장 형성하기’ 등이 있었다. 한편 △공학 △국제개발협력 △의료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한 인사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국제개발협력 분야를 발표한 은기수 교수(국제학과)는 “여러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인재로 성장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라면서도 “다만 국제대학원의 교육이 개발도상국 부흥이 아닌 개인의 성공에만 기여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라고 짚었다. 환경 분야를 발표한 환경동아리연합회의 정예은 의장(농경제사회학부·19)은 “환경동아리연합회는 학내의 여러 환경 동아리가 모여 협업을 도모하고 활동의 어려움을 공유하는 기구”라며 “작년 가을 축제부터 일회용품 소비 감소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총장 선거에서도 환경 의제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라고 전했다.

사회공헌에 적극 참여하는 인사들의 강연도 진행됐다. 이날 강연한 신애라 씨(배우·54)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며 “서울대 학생들이 보육원 멘토링 등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어 강연한 학생사회공헌단 이채린 씨(사회교육과·20)는 “비규격 농산물 판매 진흥을 위한 ‘어글리컬쳐’ 활동 중 직접 현장에 방문해 보면서 책과 인터넷에서 찾을 수 없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라며,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학교 지원을 바탕으로 진행됐던 사회공헌 활동의 보람을 전했다.

이외에도 이날 행사에서는 △유홍림 총장 △총동창회 김종섭 회장(사회사업학과·66·졸) △교수사회공헌단 이봉주 공동단장(사회복지학과) △최종현학술원 박인국 원장 △한국수출입은행 윤희성 은행장 등이 참석해 대학 사회공헌의 앞날을 논의하기도 했다. 박인국 원장은 “과학기술이 발전하며 국제적인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라며 “서울대가 빈부격차 해결을 위한 다학제적 연구를 수행해 개발도상국에 성과를 공유한다면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유홍림 총장은 “서울대는 사회공헌이나 국제개발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적이다”라며 “다양한 기관의 지원을 통해 학생·교수자·직원들이 교육과 연구를 통해 제2의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라고 장기적인 비전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발언한 여러 인사들은 서울대 사회공헌의 미래는 다양한 층위 간의 협업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폐회사를 맡은 이봉주 공동단장은 “오늘 행사를 통해 사회공헌은 함께해야 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를 수 있었다”라며 “또한 사회공헌을 하더라도 미시적인 변화에서 나아가 세계적인 흐름을 고려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네소타 프로젝트: 1955년부터 1961년까지 미국 미네소타대가 서울대의 발전을 위해 교환교수 프로그램·시설복구·장비지원 등의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공식 명칭은 ‘국립서울대학교 협력프로젝트’(Seoul National University Cooperative Project)다.

 

사진: 박선영 기자

leena1208@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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