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격언이 있다. 이는 문제점이나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세세한 작은 부분에 숨어있다는 뜻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없는 것에도 세부적인 부분에 문제나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강조하는 구절이다. 

이런 사례는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이 우리가 생활하는 캠퍼스 내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캠퍼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마시고 남은 음료수 컵 등 쓰레기들이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거나 흡연구역이 아닌 곳에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더 나아가 과방과 같은 공유 공간이 부산하게 어지럽혀져 있는 모습도 종종 보이곤 한다. 

이런 모습들이 대학 구성원의 본성이 악하거나 우리가 공공예절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미처 신경 쓰지 못했거나 순간적인 귀찮음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벌어진 행동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바로 이런 디테일에 악마들이 살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이런 작은 부분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무의식을 완전히 배제하고 완벽하게 살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한 번씩 우리가 머무른 자리를 되돌아보고, 작은 실수들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을 권한다. 그리고 그렇게 살펴보는 사이 발견한 실수를 우리 스스로 해결하기를 제안한다. 대부분은 아주 적은 노력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뒤돌아보지 않고 악마들을 내버려두게 된다면, 이들은 풀어내기 힘든 실타래처럼 처치 곤란인 문제들로 합쳐진다. 그리고 커져 버린 문제는 한두 명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을 정도가 돼 해결을 위해 비교적 큰 노력을 요구하게 된다. 

이렇게 문제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조금씩 필요하다. 반대로 말하자면 캠퍼스에서 우리가 산적해 있다고 생각하는 문제들의 해결책이 보기보다 사소한 곳에 숨어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에게는 작은 행동이 캠퍼스 전체에는 위대한 진전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다시 한번 제안하고자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캠퍼스에는 학부생과 대학원생, 교직원을 합쳐 수만 명이 생활하고 있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무관심으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고는 한다. 이런 문제들이 사전에 예방될 수 있도록, 우리의 발자취 속에 숨어있는 악마들을 잡아보는 건 어떨까.

 

임성준

경영학과·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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