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 중앙집행위원회 3기 활동과 지난 1년을 갈무리한 제3차 정례 브리핑

지난 24일(금) 자연대 대형강의동(28동) 103호에서 제63대 총학생회(총학) 「정오」의 마지막 정례 브리핑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정오」는 8월 24일부터 11월 24일까지 3개월간의 활동을 공유하고, 지난 1년간의 총학 활동을 돌아보며 최종적인 공약 이행 현황을 발표했다.

◇학소위-학생처 간의 소통 창구 개설=「정오」는 유준희 학생처장(물리교육과)과 두 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학생처 간 정례적인 간담회 개최에 합의하는 등 소통 경로를 마련했다. 본래 학소위가 「정오」를 통해 요구한 것은 교육환경개선협의회와 유사한 협의체 형식의 소통 창구다. 그러나 학생처는 모든 부서가 참여하는 협의체의 형식의 소통 창구를 만드는 것은 짧은 시간 내에 결정할 수 없다며 정례적인 간담회를 시작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여러 차례 교섭을 바탕으로 양측은 정례적인 간담회를 통해 이전 간담회 내용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유의적인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합의했다.

◇상담 인력 확충 및 시스템 개선을 위한 노력=「정오」는 장기 의제로 ‘대학생활문화원 상담 인력 확충’을 내세우며 학내 심리상담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조재현 총학생회장(자유전공학부·20)은 “학내 심리상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느꼈다”라며 관련 사업을 추진한 이유를 밝혔다. 이에 △인문대 심리센터 ‘학생생활문화원’ △자연대 학생상담센터 ‘자우리’ △공대 학생상담센터 ‘공감’ 등과 같은 단과대 소속 심리상담센터와 대학생활문화원 간의 긴밀한 연계를 위한 전문위원 1인이 확충됐다. 또한 교육부에서 제공하는 재정 지원 사업인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4차 대학혁신위원회를 통해 심리상담 개선을 위한 예산이 배정됐다. 해당 예산은 상담 서비스의 개선과 상담 교육 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생협 TF, 학식총조사 시행 및 개선 조치해=박용규 부총학생회장(경제학부·20)의 직속 기구인 생활협동조합 태스크포스(생협 TF)는 9월 5일부터 9월 12일까지 관악캠퍼스 식사 환경과 식당 별 만족도를 조사하는 ‘관악캠퍼스 학식총조사’를 진행했다. 생협 TF는 이를 바탕으로 생협 사업본부장과 면담했고 △전망대 3식당(75‒1동) 4층 업체 입점 및 식당 기능 강화 △아시아연구소(101동) 1층 입점 업체 물색 △아름드리 식당 줄 구분 △천원의 식사 영양 확충 등을 논의했다. 

다음 달 11일에 열릴 업체선정위원회에서는 전망대 3식당 4층 식당 입점 업체와 학생회관 지하 공간의 신규 업체 입점이 최종적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박용규 부총학생회장은 전망대 3식당 4층 업체 입점에 대해 “학식총조사를 통해 아랫공대의 식당 부족 문제를 파악했다”라며 “첨단융합학부 신설에 따른 식수 증가를 충족하기 위해 220동 식당과 같이 식당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형태의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총조사 결과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다수 언급된 메뉴이자 비건 메뉴기도 한 샌드위치 판매점이 추가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박용규 부총학생회장은 “샌드위치 전문점이 학생회관 지하 공간에 입점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라며 “「정오」 임기 이후지만 생협 학생이사 및 운영위원 임기가 남아 있어 업체선정위원회에 참여해 학식총조사 내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행되지 못한 ‘음식물 쓰레기통 확대’ 공약=생협 TF는 △경영대 △자유전공학부 △생활대 △인문대 △사범대 행정실과 소통해 음식물 쓰레기통 설치와 관련된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며 일부 학내 시설에 설치된 음식물 쓰레기통을 각 단과대 시설에 확대 설치하는 사업을 시도한 바 있다. 박용규 부총학생회장은 “일반 쓰레기통이나 화장실 변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가 많다”라며 학내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짚었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냄새로 불편을 겪거나 변기가 막히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원칙적으로는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쓰레기가 함께 버려지면 안 되는 만큼, 원활한 분리배출이 이뤄지게 하는 것이 해당 사업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음식물 쓰레기통을 확대하는 사업은 최종 폐기됐다. 현재 학내 음식물 쓰레기 처리는 지정된 업체가 식당에 방문해 쓰레기를 수거하는 구조로, 단과대 시설에 음식물 쓰레기통을 설치하려면 근처 식당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음식물 쓰레기통 확대를 위한 논의 과정에서 각 단과대가 노동자 업무 추가와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및 음식물 쓰레기통 관리 문제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해당 공약은 최종 폐기됐다.

◇‘시험 기간 중앙도서관 관정관 연장 운영’ 공약, 추진 불가능해=「정오」는 출마 당시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인 중앙도서관 관정관의 개방 시간은 시험 기간에 대폭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중앙도서관과의 협의를 통해 24시간 개방을 이끌어내겠다는 핵심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제2차 정례 브리핑에서도 해당 공약의 유의미한 진전은 없었다. 당시 신의식 중앙집행위원장(원자핵공학과·21)은 “이번 학기 단기적으로라도 명확한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시범운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신문』 2023년 9월 4일 자)

하지만 해당 사업은 시범운영조차 성사되지 못했다. 중앙도서관 측은 현재 중앙도서관 본관 열람실이 24시간 개방 운영되고 있다는 점과 연장 운영 시 발생할 인력 및 부족한 휴게시간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는 점을 들며 연장 운영은 어렵다는 초기의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정오」는 시범운영도 추진하지 못한 채로 공약을 폐기했다.

◇미온적인 본부 태도에 흡연구역 지정 좌절=한편 「정오」는 생활 공약의 하나로 캠퍼스 내 흡연구역 지정을 내세웠으나 해당 공약은 최종적으로 폐기됐다. 최소 2009년부터 제기돼 온 흡연구역 지정 문제는 지난 제62대 총학 「자정」에서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캠퍼스 내 공식적인 흡연구역은 지정되지 않아, 단과대 자체적으로 흡연 부스를 마련해 설치하거나 캠퍼스 일부 공간이 암묵적인 흡연구역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학신문』 2023년 9월 18일자) 조재현 총학생회장은 “흡연 구역을 지정하고 흡연 부스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단과대별로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본부와의 소통만으로는 추진이 어렵다”라며 “임기 말에 단과대의 협조를 적극적으로 구하기는 어려운 탓에 흡연구역 지정 사업을 완료할 수 없었다”라고 공약 폐기 이유를 밝혔다.

이외에도 「정오」는 △200명 이상의 대형강의도 원격수업 개설을 허용하는 것에 대한 개정안 심의 △본부의 회계 구조에 대해 정리한 ‘서울대학교 재정 백서’ 제작 △LnL 시범사업 운영위원회 회의 참석 △학내 보건 의료체계 발전 방향 공청회 참석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0학점 등록제 도입 △학내 시설 사용 예약시스템 일원화 및 개선 △강의 세부 성적 입력 의무화 등은 임기 내에 완료하지 못했다. 조재현 총학생회장은 정례 브리핑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학우분들이 1년 동안 관심을 갖고 비판이 필요할 때는 비판하며 많은 도움을 줬다”라는 감사 인사로 정례 브리핑을 마쳤다.

 

사진: 최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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