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지 부편집장
구민지 부편집장

작년 「뉴욕타임스」에는 ‘It's Life or Death’라는 제목으로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에 따르면 슬프고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의 비율이 해가 지날수록 오르고, 자살을 고민하는 비율도 2010년을 기점으로 상승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상용화된 2010년이 여러 정신건강 지표의 전환점이 된 것이다. 우리는 서로 더욱 많이 비교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 살고 있다. 내 지인 중에는 다른 사람의 SNS 게시물과 자신을 비교하게 된다며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해 버린 친구도, SNS를 삭제하고 정신건강을 회복했다는 친구도 있었다.

우리는 스스로를 정확히 알기 위해 남과 비교하기도 한다. ‘내가 어떻다’에 대한 평가를 하는 데 절대적인 잣대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쉽게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본인이 생각하기에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하거나, 본받고 싶은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이 더 나아질 동기를 얻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달린 것으로 만들며 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고 능력 있는지를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판단하게 하는 궁극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자기 평가 유지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타인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세 가지 방법으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양상을 보인다. 첫째는 좋은 성과를 낸 사람을 보며 나도 노력해서 더 발전하는 방법이다. 다른 이의 성취를 내가 더 나아지는 동기로 삼는 바람직한 방식이다. 하지만 이것이 쉽지 않으면 또 다른 방법을 쓰는데, 두 번째 방법은 그 사람과 거리를 두는 것이다. 누군가 그 사람에 대해 물을 때 ‘잘 모른다’라거나 ‘좀 이상한 친구’라며 멀어지는 식의 대응이다. 그리고 마지막 방법은 그 분야가 나에게 중요한 정도나 나와의 관련성 자체를 떨어트리는 것이다. 누군가 어떤 학문 분야에서 대단한 성취를 이뤘을 때 이에 대해 ‘내 인생에 그게 뭐가 중요해’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 그 예시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자존심과 자아를 지키기 위해 친구 관계를 소멸시킬 수 있을 정도로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보려는 기제를 갖고 있다. 타인과의 비교는 무가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같은 분야에서 일하거나 나와 가까운 사람과 비교하며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신을 압박하기도 한다. 하지만 근처의 사람들이 좋은 성과를 내는 일은 살면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불교에서 ‘수희찬탄’(隨喜讚嘆)이란 타인의 번영을 자신의 일처럼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마음을 말한다. 나보다 더 좋은 성과를 이룬 사람이 있다고 해서 본인이 노력하고 있는 분야와 자신의 관련성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가까운 친구가 좋은 결과를 냈다고 해서 그 친구와 본인의 친밀함을 부정하는 식으로 계속 도망칠 수는 없다. 우리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하는 그런 생각과 행동들은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본능적인 일이고 우리의 성장과 행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향성이 우리를 괴물로 만들지 않도록 그리고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계속해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더 건강하게 사랑하기 위해서, 타인과의 비교로 자신의 행복을 깎아내리는 대신 본인에게 집중하고 다른 이의 성취도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 주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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