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리(소비자아동학부)
박규리(소비자아동학부)

날 선 제목과 다르게 폴폴 날아갈 만큼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한 글이었습니다. 대학생이 되고 몇 년 지나고 보니, 나 혼자 오롯이 무언갈 완성해 내는 경험이 귀해지더군요. 그렇다고 무언가를 거창하게 배워서 화려한 성과를 목표하는 것은 부담스러웠습니다.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활동을 떠올려 보자, 글쓰기가 가장 먼저 생각났습니다. 발상은 좋았지만 글을 쓴다는 것, 특히 소설 창작의 무게는 상당하더군요. 아무렇게 갈겨둔 아이디어들의 사이를 배회하다 뿌듯하게도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의외로 맨 처음 매료된 인물은 ‘정소라’였습니다. 단조로운 일상 속의 기이함을 마주치게 된 올곧은 카페 사장님은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작은 불만과 ‘렙틸리언’이란 존재를 접목해 평온하면서도 이상한 ‘김 선배’와 만나게 했습니다. ‘내가 아닌 나’ 혹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나’를 꿈꾸며 현실에 불만을 느꼈던 분들이라면 그의 기이한 아우라 속에서 친근함을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살면서 써본 첫 소설이라 정말 완성만으로도 그 의의를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미약하게나마 있던 글재주가 온 힘을 발휘해 주었는지 감사하게도 이렇게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상 후 축하해 줬던 주변 분들에게 이 지면을 빌어 고맙다는 마음 전합니다. 더불어 이 글에 눈길을 주시고, 관심을 갖고 읽어주신 모든 분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첨언을 하자면, 설탕 한 꼬집 넣은 고소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읽으면 더 괜찮은 글처럼 읽힐 수 있습니다. 그럼 저는 읽다 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마치도록 노력하며 간간히 다른 이야기도 구상해 보겠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굉장히 긴 소설이니 더 다채롭고 역동적인 이야기를 기대해 봅니다. 모두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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