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서(정치외교학부)
박준서(정치외교학부)

-직접민주주의를 믿으시나요. 아, 양전자 말씀이신가요. 그건 아닌데. 나는 한번 믿어보려고 해요. 너무 뻔뻔하시다. 아름다움이란 건 아마 썩 즐거운 일은 아닐 것 같아요. 울지 마요. 초콜릿 먹어요.

…라는 게 제 소감의 전부인데요, 글자가 천 개는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 김에 제게 온전히 허락된 지면을 좀 누려보겠습니다. 많은 부분(전부는 아님)이 쓰레기 같은 소설인지라 소감을 쓰는 것이 민망하기만 합니다. 그치만 귀엽게 들어주세요.

문학을 써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처음 문학을 쓰자고 생각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거니와, 연습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많이 초보적이고 동시에 오만하기도 했지만, 스스로는 귀엽고 유쾌하고 싶었어요. 혼자 재밌자고 쓴 소설인데(물론 세상에 폭탄을 던질 각오였지만), 이렇게 칭찬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중요한 건 뭘까요. 할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중요한 말만 하면 됩니다. 예컨대 정치는, 딱 정치가 중요한 만큼만 중요합니다. 팬티도, 딱 그게 중요한 만큼만 중요할 겁니다. 어쩔 때는 좀 더 중요하겠지만 말입니다. 저는 신을 믿어요. 제가 신념이랄 게 잘 없는 사람인데, 제가 한창 싸우고 있는 전선이 만천하에 드러난다는 건 참으로 민망한 일이군요. 그래서 말인데요, 제 글은 시간과 구원에 대한 소설이었습니다. 시간과 구원에 관한 경험에서 시작하여, 철학과 물리학, 수학과 음악을 빌려와, 그 추상적인 생각을 단지 흰색의 바탕에 검은색의 획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진실로 해야 할 말은 이 얘기를 제쳐 두고 없습니다.

실은 이번 수상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요, 자랑스러운 건 아니라서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아무튼 제게 이번 수상은 낙원이면서 실낙원이라 하겠습니다. 작품 속 준서가 기다려온 날을 맞게 된 게 이런 기분일까요. 이름을 준서로 하길 잘했습니다. 그래도 나는 토스트(I’m toast)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꿈 같은 일의 기쁨은 기쁨대로, 토스트는 토스트대로 간직하려 합니다. 다음 작품을 쓸 생각은 없었는데, 하나 써봐도 좋겠다고 생각해요. 다음은 시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나는 감히 매화를 그립니다. 다음 작품이 나올 수나 있을지, 그게 아니더라도 저란 놈이 잘 살아갈 수 있을지 정말 불안하지만, 응원해주세요. 죽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quick) Shout out to: Mr. President, 마카롱집 사장님, 1968년, 롯데월드, 소규모 지옥, 제35대 모의유엔(김 양, 김 군, 권 양, 송 형 외), 영화공동체 씨네꼼(박 군 외),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 물살을 거꾸로 오르는 마술에 걸린 안양천, 일본인들,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천재들, 아인슈타인과 베르그송, 뇌터, 독일의 두 H, 그리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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