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쓴 글을 다시 읽으며,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을지 생각한다. 텅 빈 책상 위에 놓여 있었던 나의 욕망에 대해 생각한다. 생각해 보니 나를 글 쓰게 만드는 것은 언제나, 내가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어떤 ‘좋음’을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욕망, 그런 것들이었고, 그 정도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박솔뫼의 소설을 좋아한다. 이 글은 내가 박솔뫼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다.

이 기회에 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워하고 싶다. 가족들에게 고맙다. 할머니 할아버지께 감사드린다. 항상 곁에 있어 주는 친구들에게 고맙다. 믿음을 가지고 매번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는 손유경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이 글의 초고를 썼을 무렵 나는 확신이 없었고 무기력했다. 이경진 선생님의 격려가 없었다면 이 글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 기회를 빌려 이경진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내게 조금 남은 지면을 나는 박솔뫼의 문장으로 채우고 싶다.

“우리는 말하고 우리는 듣습니다. 우리는 만들고 우리는 이해합니다. 걷다가 뛰는 사람들 뛰는 사람들 걷는 사람들 느린 사람들 말하세요. 외치세요. 혹은 주저하세요 주저하면서 자신 없이 말하세요. 나는 폐를 끼치고 싶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돕게 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많이 걸었고 그런 생각들은 씻고 나와 잠자리에 들기 전 떠올랐다. 말하세요 계속 말하세요. (…) 나는 그 모든 것을 말하고 그것을 나는 듣는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이해하고 그것이 분명한 것이 되어 남는다. 나는 그곳에서 눕고 잠을 자고 일어나고 걸었다. 끝으로 인사를 해본다면 안녕 잘 자. 나도 자는 것이 무척 중요했다.”(「농구하는 사람」)

 

안세진(국어국문학과)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