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윤(경영학과)
백제윤(경영학과)

오랫동안 영화를 비롯한 영상 매체를 좋아했으면서도, 시나리오 창작에는 큰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글쓰기 재능에 대한 의구심도 한몫했지만, 혹여나 만든다 하더라도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과의 커다란 괴리로 인해서 절망감만이 가득하지 않을까 하는 비관적인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두려움이 가득했을 때 제가 속해 있던 동아리에서 같이 시나리오 창작에 대해 공부하는 모임을 만들 것이라는 글을 보게 됐고 한번 배워보자는 마음으로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그러면서 「멀리서」라는 시나리오를 써보게 됐습니다.

썼을 당시에는 조금은 뿌듯한 마음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소감을 쓰기 전 오랜만에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좀 더 잘 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제희’라는 인물의 진술을 통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회 속에서 숨겨진 감정들이 감춰지지 않고 그대로 드러났을 때의 혼란 같은 것을 체험하게끔 만들고 싶다는 의도가 있었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극의 흡입력이 다소 낮고 제희라는 캐릭터의 매력도 떨어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시나리오를 계속해서 써나갈 것이라면 스스로 발전해야 할 것 같다고 느낍니다.

물론 이 시나리오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은 절대로 아니며, 아마 이런 마음들도 애정에 기반해서 생긴 것 아닐까 합니다. 특히나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은 깨주었던 작품이기에, 시나리오 자체에 대한 고마움이 큽니다. 그리고 이 시나리오를 쓸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해 주신 영화 동아리 얄라셩 부원들에게도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앞으로 더 좋은 시나리오를 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