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용 교수(체육교육과)
권순용 교수(체육교육과)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스포츠의 근본적인 변화와 발전을 향한 대내외적 요구가 이어지며, 새로운 스포츠 생태계 비전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그동안 다양한 주장과 목소리가 서로 경합하면서 ‘모두를 위한 스포츠’라는 청사진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그에 따라 스포츠기본법이 제정됐으며, 2022년 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스포츠기본법의 가장 주목할 만한 조항 중의 하나는 “모든 국민은 스포츠 및 신체활동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며 스포츠를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라며 스포츠권을 제시한 부분이다. 따라서 스포츠기본법은 우리나라 스포츠 생태계 비전을 위한 전환기적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스포츠 현장과 연계된 스포츠권의 구체적인 의미와 요소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스포츠 참여를 통해 신체적,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교육적 가치를 포함한 스포츠의 다양한 가치를 모두가 누림으로써 개인 삶의 행복과 공동체 발전을 추구하는 전환기적 의미를 지녀야 할 것이다. 여기서 모든 이를 위한 스포츠는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자유롭게 스포츠 참여 기회가 주어지는 횡적 차원을 뜻할 뿐만 아니라 ‘평생스포츠’나 ‘생애주기별 참여’와 같이 삶의 전 과정에서 이뤄지는 종적 차원의 의미를 동시에 고려한 의미다.

이런 스포츠권의 전환기적 비전은 특히 우리나라 대학 스포츠의 현재와 미래에 주는 울림이 크다. 특히 대학생의 스포츠 참여는 성인으로서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스포츠권의 의의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는 초·중·고등학교에서 경험한 스포츠의 가치를 자기 주도적으로 실천한다는 생애주기적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더 나아가, 자유롭게 선택해 즐기는 대학에서의 스포츠 참여는 100세 시대에서 평생스포츠를 실천하는 본격적인 출발점이 된다. 

우리나라 스포츠 생태계의 성장과 자생적 성숙을 위한 그간의 다각적인 제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학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아쉽게도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었다. 그러나 2010년 설립된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대학 스포츠 발전을 위한 제도적 결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KUSF는 초기 대학 운동부의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그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이후 스포츠 생태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대학생 스포츠 활동 전반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2014년부터 시작된 클럽챔피언십은 대학생에게 스포츠 대회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대학 동아리·클럽 스포츠 종합대회로, 현재 대학 운동부 중심의 U-리그와 유기적으로 통합하고자 하는 중장기적 비전을 갖고 운영되고 있다. 대학 운동부 리그와 동아리·클럽 리그의 연계는 우리나라 스포츠 생태계 비전과 그 맥을 같이 하는 것이며, 최근 추진되고 있는 ‘What's your sports?’라는 ‘1대학생 1스포츠’ 문화 확산 캠페인과 함께 스포츠권의 실천적 의미를 나타낸다. 즉, 현재 우리나라 스포츠 생태계의 전환기적 가치로서 스포츠권, 평생스포츠, 그리고 생애주기별 참여 등을 실현하려는 제도적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서울대는 현재 37개의 대학 운동부에 1,300여 명의 재학생이 참여하고 있으며, 종합체육대회는 1949년, 총장배구기대회는 1966년 처음 시작돼 각각 연인원 2천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2008년부터 시작된 종합마라톤대회도 매년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우리나라 스포츠 패러다임 전환기에서 대학 스포츠의 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서울대 대학 스포츠의 현재와 미래를 성찰해 볼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재학생 1인 1스포츠 참여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What's your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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