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탁을 받아 『대학신문』을 펴고 처음 든 생각은 ‘부끄럽다’였다. 서울대에 머문 4년간, 포털 뉴스는 읽어도 『대학신문』 기사는 읽은 적이 거의 없다. 나는 ‘언론’정보학과 학생이고, 과 건물에 『대학신문』이 버젓이 놓여 있음에도. 『대학신문』의 옛 기사를 찾아보니, 2012년에 ‘위기의 대학신문, 현재를 진단하다’라는 제목으로 학생 독자가 줄어드는 문제를 다룬 적 있었다. 기사에는 설문 응답자의 75.1%가 『대학신문』을 알고 있지만 그중 실제로 읽는 사람은 46.4%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개탄과 반성이 가득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대학신문』을 읽는 학생은 과연 몇이나 남았을까. 

아무튼, 졸업을 코앞에 두고서야 펼친 『대학신문』에는 왜 이제야 폈을까 싶을 정도로 귀한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었다. 더 나은 학생사회를 위한 여정의 기록, 국제 정세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 그 외에도 다양한 주제를 다룬 흥미로운 글들을 읽었다. 가장 인상 깊게 읽은 기사는 서울대 장애학생 지원을 다룬 것이었다. 최근 장애인 인권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미흡한 소통과 이해에 안타까움을 느끼던 차였기에 더욱 반가웠다. 기사를 읽지 않았다면 학내 장애학생 지원을 위해 어떤 노력이 있었고 어떤 과제가 남았는지 알기는 커녕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졸업했을 것이다. 이는 학교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제고, 나아가 학교 밖의 사회에서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함께 다뤄야 할 사안임에도 말이다. 고민 없이 자란 어른들이, 서로 소통하며 배려하는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된 계기였다.

한편 이번 호를 읽으며 정치적, 사회적으로 예민한 주제라도 학교와 학생사회, 학문공동체와 관련된 일이라면 더 적극적으로 다뤘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예컨대 얼마 전 네이버가 ‘SNU팩트체크’와의 제휴를 중단한 사건은 팩트체크 저널리즘의 위기였고, 정치를 떠나 학문적 차원에서라도 비판해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우리 학문공동체는 너무 조용했고, 대학신문사에서도 관련 내용은 다루지 않았다. 서울대 대표 언론이자 진실의 산파를 자처하는 『대학신문』이라면 지나쳐선 안 될 문제였다고 이 면을 빌려 말하고 싶다.

타인과 공동체를 살피는 마음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다. 부끄러운 나 자신에게, 혹은 이 글을 읽게 될 나와 비슷한 초짜 독자에게 말해 본다. 칼보다 강하다는 펜이 제 역할을 하려면, 우리 학생 독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대학신문』의 앞날을 응원한다.

 

한예림

언론정보학과․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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