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숙사 사생동 건물이나 매점 입구에서 감시카메라에 찍힌 외부침입자의 사진과 목격자를 찾는 공고를 자주 보게 된다. 서울대 기숙사는 통금시간이나 엄격한 외부인 출입제한 수단이 없어 사생들의 생활에 제약이 적고 이동이 자유롭다. 그러나 이것은 그만큼 기숙사의 보안 시스템이 매우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잠겨 있지 않은 방에 무단침입하거나 이성의 사생동에 허용시간 외에 출입하는가 하면 개인 소지품을 절도해 가는 사건도 일어나고 있다. 학생들에게 집과 같은 기숙사를 외부인이 아무런 제약없이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은 마치 집의 대문을 열어 놓는 것과 같다. 최근 빈번한 외부인 무단침입과 대범해진 절도 행각은 이제 간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학생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활해야 할 기숙사가 불안한 장소가 돼 가고 있는 것이다. 개개인의 예방과 주의로 해결하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또한 중앙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불만과 피해도 심각하다. 특히 외부인의 출입이 무제한적으로 허용되기 때문에 면학 분위기와 위생상태, 그리고 보안에 있어 단과대 도서관보다 열악한 상황이다. 중앙도서관은 수납공간이 부족해 사물함에 물건을 넣고 다니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개인 소지품 도난 사고가 잦다. 하지만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책상 위에 버젓이 놓여있던 소지품과 노트북, 전자사전과 같은 고가의 물품을 도난당하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으니 학생들이 도서관을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없다.

단순한 절도의 범위를 벗어나는 범죄가 점차 빈번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학교의 보안 시스템은 매우 허술하다. 누구나 출입이 가능한 도서관 열람실 입구와 형체만 겨우 알아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감시카메라는 유사시에는 무용지물에 가깝다. 이제 형식적인 보안 유지로는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이렇게 교내 이곳 저곳에서 불안해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학교는 더 이상 안심하고 공부하는 공간이 될 수 없다. 피해는 비단 몇몇 개인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기관 등 공공의 안전에까지 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본부는 더욱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보안 시스템의 운영을 통해 서울대 구성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홍나리 경제학부·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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