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농림생물자원학부 고희종 교수

지난달 8일 농업과학생명대학(200동)에서 고희종 교수(농림생물자원학부)를 만났다. 그는 식물 육종의 권위자로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의 식물분자육종사업단장을 역임했다. 환대를 받으며 들어선 고 교수의 연구실에는 제자들의 롤링페이퍼와 종이 카네이션이 놓여 있었다. 제자들에게 뛰어난 연구자이자 따뜻한 선생님으로 남은 그는 지난날을 어떻게 기억할까.

 

Q. 학부생부터 교수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을 보낸 서울대를 떠나는 소감이 궁금하다.

A. 서울대에서 보낸 시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 때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연구자로서 외길을 걸으며 나만의 영역을 펼쳐갈 수 있었다. 아직 하지 못한 연구에 대한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식물 육종 분야에서 다뤄야 할 문제들은 상당 부분 해결했기에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Q. 식물분자육종사업단의 연구 성과를 소개해 달라.

A. 식물분자육종사업단은 동식물을 인류에게 더욱 유용하게 개량하기 위해 유전자를 연구하고 다루는 분자육종 분야의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의 분자육종은 필요한 유전자를 생물체에 집어넣는 유전자변형 방식으로 이뤄졌으나, 정확한 삽입 위치와 발현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여러 부작용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식물분자육종사업단이 개발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한 분자육종은 유전자 삽입 없이 원고지의 오타를 교정하듯 목표 유전자만 교정할 수 있어 부작용이 없다. 분자육종의 한 단계 진화라 할 수 있다.

 

Q. 학생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A. 서울대 학생들은 모두 재능이 많아 어떤 진로를 택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을 할 것인지에 관한 질문보다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질문이 더욱 중요하다. 조언하자면, 한 가지를 밀고 나가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 미련해 보일 만큼 외길을 걷는다면 분명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고희종 교수는 그간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과 학교 덕분이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의 여정은 뚝심 있는 외길이자 감사로 가득한 꽃길이었다. 고 교수는 이제 교편을 내려놓지만 연구자로서의 삶은 이어나간다. 그의 행보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사진: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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