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수학교육과 최영기 교수

지난달 31일 사범관2(10동)에서 최영기 교수(수학교육과)를 만났다. 위상수학*을 전공하고 기하학 교육을 연구해 온 그는 “훌륭한 학생, 교수님과 오랜 기간 교류하며 지냈던 시간은 내 인생의 선물이었다”라고 회고하며 말문을 열었다.

*위상수학: 도형 상호의 위치나 연결 방식 따위를 연속적으로 변형해 그 도형의 불변적 성질을 알아내거나, 그런 변형 아래에서 얼마만큼 다른 도형이 있는가를 연구하는 기하학.

 

Q. 교수로서 어떤 연구를 했나?

A. 나의 정체성을 소개하자면 순수수학과 수학교육을 동시에 하는 교수라고 할 수 있다. 순수수학과 수학교육은 가까워 보일 수 있지만 전자는 자연과학에, 후자는 사회과학에 속해 학회도, 논문을 쓰는 방식도 다르다. 그래서 지난 교수 생활 동안 서로 다른 두 분야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도전적인 과정을 겪었다. 어느 한 분야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다양한 관점과 지식을 얻었다는 만족감도 있다. 순수수학 연구자로서는 ‘저 너머’인 수학교육을 알고, 수학교육 연구자로서는 수학교육이 다루는 내용인 순수수학을 깊숙이 볼 수 있어 두 분야를 융합하고 상호 보완하는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Q. 많은 대중 강연에서 수학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A. 인문 교육으로서 수학의 가치를 대중에게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과거 플라톤 등 고대 그리스인은 수학을 아름다움과 연관 지었고, 수학적인 것이 우리에게 내재한다고 여겼다. 수학을 통해 인간이 아름다움을 보는 안목을 기르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강연에서 이런 시각을 알림으로써 수학이 의미 있는 학문이며 수학 공부를 통해 삶에 대한 안목도 기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사람들이 수학의 가치를 이해한다면 수학에 대한 태도가 변할 것이라고 믿는다. 정년 후에도 대중과 소통하는 일을 섬세하게 고민해 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을 묻는 질문에 최영기 교수는 “자연은 균형을 내재하고 있다”라며 “자연의 일부로서 균형 있는 사고, 균형 있는 가치관을 추구해 조화롭게 삶을 쌓아가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자신이 연구하는 대상의 아름다움을 알고, 그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 최영기 교수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지적 나눔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듯했다. 정년 이후에도 계속될 그의 여정을 응원한다.

 

사진: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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