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의학과 김용태 교수

지난달 16일 서울대병원 12층 교수 연구실에서 김용태 교수(의학과)를 만났다. 내시경 시술을 막 마친 그는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와 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서울대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센터장, 서울대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센터장 등을 맡아 서울대병원의 발전에 힘써왔다. 또한 그는 DNA 칩을 활용한 췌장암 진단법을 연구해 국제간췌담도 유럽학술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는 등 췌장 및 담도 질환 치료 분야에서 연구 성과를 거둔 바 있다.

 

Q. 정년퇴임을 맞이하는 소감과 향후 계획은?

A. 우선 건강하게 정년을 맞이할 수 있어 안도감이 든다. 교수로서의 생활을 돌아보면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좋은 환경에서 췌장암 및 담도암 치료 분야를 개척하는 연구를 할 수 있어 몹시 만족스러웠다. 훌륭한 선배와 후배, 제자가 있는 서울대라는 안전한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퇴임 후에는 다시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공공병원에서 진료하면서 형편이 어려워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지식과 기술을 나눌 것이다.

 

Q. 의사란 어떤 직업인가? 

A. 의사는 ‘사람들의 고통을 없애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의사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사람들의 신체와 정신을 망라하는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학창 시절부터 물리학과 진학을 희망했고, 의대 진학 이후에도 물리학을 전공할지 고민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의사가 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의 괴로움을 조금이라도 경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끼면서 일해왔다.

 

Q. 다른 교수들과 함께 『진료실에서 못다 한 췌장암 이야기』라는 건강서를 출간했다. 책을 쓰기로 결심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A. 환자들이 인터넷에서 접하는 의료 정보가 대부분 부정확하고 불필요한 걱정을 유발한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짧은 진료 시간 내에 환자들에게 자세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도 했다. 그래서 정년쯤에 그간 환자들로부터 받은 질문을 정확한 정보와 함께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을 출간할 생각이었다. 마침 동료인 이상협 교수(의학과)가 함께 책을 출간하자고 제의해 이 교수, 류지곤 교수(의학과)와 같이 책을 출간하게 됐다.

 

한평생 의사이자 대학교수로서의 길을 걸어온 김용태 교수는 후학들에게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기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내가 하는 일을 즐겨야 주위 사람도, 환자도 행복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김용태 교수에게서는 자신의 일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자만이 풍길 수 있는 여유로움과 온화함이 느껴졌다.

 

사진: 최수지 기자

susie2003@snu.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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