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 학부대학 편입’과 ‘소속 유지’를 두고 양측 간 이견 보여

 

자전 학생 대상 간담회 개최

학부대학의 대략적인 구상안 밝혀져

자전, 학부대학으로의 개편에 우려

전공 소속 변경에도 문제 제기해

지난 22일(목) 기초교육원(61동)에서 오후 4시부터 5시 30분까지 학부대학 설립 관련 의견 수렴을 위한 ‘자유전공학부 학생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간담회에는 본부 측에서 △김성규 교육부총장(국어국문학과) △오병권 교무처장(수리과학부) △이지현 교육부처장(치의과학과) △기초교육원 노유선원장(생명과학부) 등이, 학생 측에서는△2024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전현철 의장(농경제사회학부·19) △자유전공학부 성연서 비상대책위원장(자유전공학부·22) 등이 참석했다.

학부대학 관련 언론 보도 이후 이어진 ‘학부대학 설립 대응 태스크포스(TF)’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열린 이번간담회는 자유전공학부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번 간담회에 앞서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지난달 31일 ‘자유전공학부 학생 집담회’에서 학부대학에 관한 의견을 공유했고, 당시의 논의를 토대로 이번 간담회에서 본부 측 학부대학 설립추진단 및 실무위원회와 질의응답을 나눴다.

간담회에서 본부 측은 현재 구상 중인 학부대학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본부 설명에 따르면 학부대학은 전체 학부생의 기초 교육을 맡는 기초교육원을 승계하는 동시에 자체적인 학생을 갖는 하나의 학부다. 이지현 교육부처장은 “종합대학인 서울대가 그 장점을 살리고 학과와 전공이라는 칸막이를 넘어서 미래 융합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부대학의 설립 취지”라고 밝혔다. 학부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의 경우 일정 기간의 탐색 기간을 거쳐 희망하는 전공에 진입할 수 있으며, 학생이 진입하려는 학과(부)는 해당 학생을 평가할 수 있는 선발권을 가진다. 김성규 교육부총장은 “선발권은 단순히 성적에 따른 전공 배정을 의미하는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이는 학과(부)가 학생의 수강 과정을 살펴보며 같이 전공 진입을 상담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본부 측은 지금까지의 학부대학 설립추진 과정도 설명했다. 본부에 따르면 학부대학은 내년 3월을 목표로 설립 준비 중이다. 이지현 교육부처장은 “학부대학에 관한 정책 과제는 2022년 하반기부터 논의돼 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본부는 학부대학 협의체를 형성해 작년 10~12월 5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으며, 자유전공학부 학부장도 이에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본부와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자유전공학부가 학부대학으로 개편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입장 차를 보였다. 성연서 비상대책위원장은 “학부대학이 추구하는 융합 교육과 현재 자유전공학부에서 이뤄지는 교육이 몹시 유사해 보인다”라며 “자유전공학부를 확장하지 않고 굳이 학부대학을 신설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다”라고 질의했다. 이에 노유선 원장은 “학부대학은 전체 학부생을 대상으로 융합 교육을 진행하는 교육 기구며 다전공과 글로벌 교육을 지원하는 교육 기구의 역할도 수행하기 때문에 단순히 자유전공학부의 확장으로 바라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라고 답했다. 이 답변을 이어받은 김성규 교육부총장은 “학부대학이 위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속된 학생이 필요하다”라며 “학부대학과 자유전공학부의 학제가 비슷하기에 이런 개편 방안을 고안했다”라고 덧붙였다.

본부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학부대학으로의 개편 과정에서 입을 불이익에 대한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현제 씨(자유전공학부·12·졸)는 “학부대학 신설로 자유전공학부가 사실상 폐지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에 오병권 교무처장은 “현재 자유전공학부 소속인 학생은 학부대학 설립 이후에도 기존 자유전공학부 시스템을 따를 예정이며‚ 현재 자유전공학부의 가치와 전통이 유지될 수 있는 구조를 찾고 있다”라고 밝혔다.

전공 선택 이후 소속 변경 문제도 논의에 올랐다. 현재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자유로운 전공 선택을 통해 원하는 전공에 진입한 이후에도 자유전공학부 소속을 유지한다. 그러나 본부가 구상 중인 학부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전공 선발을 통해 전공에 진입하면 학부대학 소속은 더 이상 유지되지 않고 진입한 학과(부) 소속으로 변경된다. 이에 대해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학부대학이 이른바 ‘인기 전공’으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학부대학이 신설되더라도 교육적 이념과 핵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속이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여한 김현지 씨(자유전공학부·18)는 “학제적 교류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소속이 유지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본부는 소속 변경 제도가 소속변경을 원하는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는 제도라는 입장이다. 오병권 교무처장은 “이를 통해 서울대 구성원이 다양하게 섞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부 측은 소속 변경과 유지가 공존하는 형태를 제시하기도 했다.

예정된 종료 시간을 훌쩍 넘긴 간담회를 마무리 지으면서 김성규 교육부총장은 “앞으로도 간담회와 같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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