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겨울이 다 가고 우리 모두 봄의 경계에 서 있다. 그래서일까, 계절의 경계와 더불어 또 다른 경계에 서 있는 졸업생들의 이야기에 자연히 눈길이 갔다. 하나의 ‘끝’을 맞이한 그들의 기분은 어떨까. 또 단순히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과의 경계에 서 있는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학신문』 졸업 특집 면을 통해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서울대에 입학하고 학교생활을 해 나가며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내 부족함이었다. 대학에는 훌륭한 사람이 너무나 많았고, 대학 이전의 나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그러자 여러 고민에 빠졌다. ‘과연 나 자신을 믿어도 되는가?’, ‘내가 가려던 길을 갈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 말이다. 1년간 열심히 살아오다 보니 그런 고민은 어느 정도 잊었지만,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이따금 내 마음속을 어지럽히고는 한다. 아마 졸업생들도 거쳐 왔을 길 위에 서 있는 나로서는, 그들의 회고가 과연 무엇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마침 이번 호에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하던 분의 글, ‘모자람과 부족함’에서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던 부분을 인용하고자 한다. ‘대학원에서의 생활은 아마 끝없을 나의 모자람과 부족함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그것을 아주 천천히, 조용히, 부지런히 채워 나가는 여정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주변으로부터 배우며 채워나가는 여정, 그것이 바로 지금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이다. 또 앞으로 계속해서 나아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내가 걱정해야 할 것은 당장의 부족함이 아니라, 오히려 앞으로 부족함을 채워나가지 못하는 일이 아닐까? 이는 또 다른 경계에 계신, 정년 교수님의 인터뷰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기는 사람이 되길.’ 알고는 있지만 늘 잊게 되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하게 되는 말이었다. 이처럼 즐기면서 나아가면 자연히 부족함은 채워지지 않을까,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었다.

사실 이전까지 『대학신문』의 역할은 ‘정확한 정보의 전달’ 정도라고 생각했고, 이는 다른 언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에 기고를 부탁받고 신문을 차근차근 읽어 나가면서, 기존의 생각에 변화를 느꼈다. 『대학신문』이 단지 정보만 전달하는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깨달음을 주고 독자의 내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음을 새로이 알게 됐다.

부디 『대학신문』이 지금과 같은 좋은 역할을 계속 해 나가기를 바라며, 다른 독자들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대학신문』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가기를 바란다.

 

송영인

인류학과·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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