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생의 불안 및 우울 정도는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상당한 수준이었으며, 그에 따른 심리상담 수욕 역시 꾸준히 존재했다. 2018년 서울대 평의원회에서 발간한 「서울대학교 학생복지 현황 및 발전방안」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46.48%의 우울지수가 정상보다 높게 측정됐으며, 심리상담을 받고 싶어 하는 응답자 역시 51.7%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코로나19에도 상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문대 학생생활문화원(생생원) 통계에 따르면, 개인상담 신청자 수는 2021년 68명에서 2022년 98명으로 1년 새 30명 증가했으며, 지난해 접수된 개인상담 신청 건수는 무려 121건으로 집계된다. 

이처럼 서울대 학생들의 상담 수요가 꾸준한 상황이지만, 상담을 받기까지의 긴 대기기간이 문제가 되고 있다. 생생원 심리상담센터의 경우 근 몇 년간 상담 인력 확충으로 대기기간이 줄어들었음에도, 작년 기준 신청서 제출 후 본상담을 받기 전까지 기다려야 했던 시간은 평균 89일이었다. 대학생활문화원(대생원) 등 교내 타 심리상담기관 및 상담교실의 사정도 마찬가지로, 정기상담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서 대부분 한 달가량의 대기기간을 거쳐야 한다.

이에 비상식적인 심리상담 대기기간을 줄이기 위한 본격적인 대책이 긴요하다. 우선 분산돼 있는 교내 상담기관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단일한 창구를 마련해 상담 신청의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 본상담까지의 긴 대기기간으로 인해 상담을 원하는 학생들이 여러 상담기관에 상담을 중복 신청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처럼 반복되는 중복 신청은 인력과 자원의 낭비로 이어지며, 이것이 또다시 대기기간을 연장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서울대 내에는 대생원과 관악학생생활관 「관심」 등 총 17여 개의 상담기관 및 교실이 존재하지만, 여러 기관을 아우르는 시스템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 본부는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흩어져 있는 교내 상담시설들의 정보를 통합해 학생들의 중복 신청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교내 심리상담은 우울감을 호소하는 많은 서울대 학생들이 어렵지 않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쉼터가 돼야 한다. 이제는 인력 확충은 물론 종합 창구 신설과 같은 상담기관 일원화로 효율적인 상담 신청 시스템을 고안해야 할 때다. 학생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상담받을 수 있는 심리상담 체계를 목표로 단순 인력 확충에서 나아간 본부의 노력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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