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총선에 ‘기후위기 대응’이 하나의 핵심 정책 키워드가 될 정도로 이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학내에서 시행된 ‘서울대학교 ESG 구성원 인식조사’에서도 ESG의 다양한 분야 중 ‘에너지와 기후변화’는 학내 구성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상위 세 부문 안에 속했다. 이는 학내 구성원 또한 기후위기 대응을 뜨거운 의제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현재 서울대의 기후위기 대응 온도는 몇 도일까?

서울대가 환경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학내에 지속가능발전연구소라는 시설이 존재하고,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온실가스·에너지종합관리센터̓라는 기관을 별도로 운영해 건물별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탄소배출량에 대한 인포그래픽도 매달 발행하고 있다. 그러나 도전적인 실천과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수정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따르면 2030년 우리나라 목표 탄소배출량 순배출량의 합계는 436.6백만 톤으로, 2018년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한다. 반면 서울대의 탄소배출량은 연간 약 14만 톤으로, 작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며 국가가 설정한 목표를 역행하고 있다. 국내를 선도하는 대학이자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학이 국가에서 정한 목표조차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서울대는 국가에서 허용하고 있는 탄소배출량을 9,000톤 이상 초과해 탄소배출권을 추가로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적극적으로 투자했다면 지불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 비용을 배출권 구매에 지불한다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

앞으로 본부가 학내 탄소배출량 문제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를 바란다. 또한 학내 구성원도 실천의 주체이자 감시자로서 이문제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서울대는 이미 2008년 ‘지속가능한 친환경 서울대학교 선언’을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이상 줄이겠다는 당시 기준으로는 선도적인 선언을 했으나, 현재는 탄소배출량이 6만 톤 가까이 증가했다. 학내 홈페이지 내에는 선언 당시에 대한 내용만 존재할 뿐, 그 이후의 로드맵이나 이행 현황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2008년의 선언이 일회성 선언으로 남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존재하나, 구성원의 꾸준한 관심이 적다는 것 또한 하나의 요인일 것이다. 머지않아 서울대가 탄소중립을 선언할 때, 본부는 체계적인 로드맵과 투명한 이행 현황을 공유하고, 학내 구성원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본부의 활동을 감시해야 할 것이다. 

 

유현서

화학생물공학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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