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활을 하다 보면 한 번쯤은 홍보를 해야 하는 순간이 생긴다. 다양한 소속의 사람들이 다양한 목적을 갖고 대학에서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홍보가 성행하는 시대지만, 여전히 무작위로 다수의 군중에게 소식을 전달하는 매체로서 종이 포스터는 애용되고 있다. 동아리 홍보 시즌이 되면 포스터를 붙이는 학생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많은 포스터는 다 누가 처리하는 것일까? 포스터를 떼는 담당 직원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포스터가 붙여진 게시판을 실제로 들여다보면 1/4정도는 제때 폐기되지 않아 이미 기한을 넘긴 경우가 많다. 허가를 받고 일정 개수만 붙이게끔 관리되는 건물 내 게시판이 아닌 건물 밖 외부 게시판은 포스터 무법지다. 심지어 홍보용으로 마련된 게시판 외에도 캠퍼스 전체가 포스터 부착지로 여겨지는 것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처럼 부착되기만 하고 수거되지 않는 포스터들은 이를 관리하는 청소 근로자분들께 과도한 부담을 안긴다.

첫 번째로 과도하게 붙여진 홍보물은 바람에 쓸리고 길거리에 쌓인 채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지난 13일(수) 사회대와 법대 인근의 외부 게시판 근처를 살펴본 결과, 나무 옆 수풀에서 테이프가 붙여진 채 나뒹굴고 있는 포스터 더미 대략 5개를 발견했다. 이때 주목할 점은 나뒹굴고 있는 것은 여러 장의 포스터가 뭉쳐진 더미 형태였다는 것이다. 여러 장이 뭉쳐지고 포스터 위에 다른 포스터가 덧대어 붙여지면서 흡착력이 떨어져 결국 바람에 버티지 못하고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로 기한이 지난 포스터가 새로운 홍보 포스터 부착을 방해한다. 학생들은 기한이 지났으나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포스터들로 인해 새로운 홍보 포스터를 부착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기한이 지난 포스터 위에 붙이거나 다른 포스터를 피해 아주 위쪽이나 아래쪽에 붙이게 된다. 전자의 경우 미관상의 문제는 물론 앞서 언급한 ‘포스터 굴러다님’ 문제의 원인이 되고, 후자의 경우 포스터가 눈에 띄지 않아 홍보의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세 번째로 학생들이 게시판이 아닌 곳에 포스터를 부착하고 이를 제때 처리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기숙사 삼거리에서 사범대로 가는 계단 바닥과 자하연 옆 계단 바닥 군데군데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 있지만, 관리자가 없어 수개월씩 지난 포스터가 해진 상태로 남아 있다.

지속 가능한 홍보 문화를 위해 포스터 수거까지 책임지는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홍보를 시작하는 열정에서 그치지 않고 홍보를 마무리하는 책임감까지 갖춘다면 보다 아름답고 효율적인 캠퍼스 홍보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전다은

언어학과·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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