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용
경영대 교수ㆍ경영학과


필자는 최근 인도를 여행하였는데, IT분야에서인도의 놀라운 성장을 느낄 수 있었다.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로 인도에서 아웃소싱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부모들은 자식이 공부를 안 하면 “인도 아이들처럼 굶는다”라고 하였지만 21세기엔 “인도 아이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긴다”라고 말해야 하는 세상이 왔다.

지난 미 대선에서는 글로벌 아웃소싱 증가에 의한 구조적 실업이 쟁점이었다. 미국에서는 수년간 40~50만개의 IT 관련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되었으며, 2010년까지 300여만개의 사무직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과거엔 공장의 해외이전에 따른 생산직 실업이 문제였지만, 최근에는 사무직ㆍ전문직 일자리까지 해외 이전이 급증하여 미 의회에서는 이러한 BPO (business process outsourcing)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왜 R&D, 경영관리 등 고부가가치 활동을 해외로 이전시키는가? 그 해답은 글로벌 경쟁의 심화에 대응한 ‘초국적기업’으로의 변신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 글로벌 무한 경쟁의 전개로 인해 선도기업들도 전세계 최적의 입지에서 인적ㆍ생산ㆍ기술 자원을 소싱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IT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지리적 장벽을 극복하여 해외로 기업 활동을 이전시키고 이를 본국과 유기적으로 연계시키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구축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또한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서 배출되는 엔지니어 및 전문직의 양적, 질적 성장도 글로벌 아웃소싱을 가속화시켰다. 해외로 연구소나 비즈니스 기능을 이전하더라도 업무의 질 저하는 별로 없이 현저하게 낮은 임금에 따른 큰 폭의 원가 절감이 되니 기업 입장에서는 글로벌 아웃소싱의 확대가 당연한 행태인 것이다.

한국에서도 공장 해외이전에 따른 산업공동화와 청년 실업 등 구조적 실업이 심각하다. 한국의 선도기업들도 글로벌 경쟁 하에서 경쟁력 유지를 위해 공장 이전을 넘어 글로벌 R&D 네트워크 구축, BPO 등을 통해 글로벌 아웃소싱 노력을 강화할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로부터 우리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면 글로벌 아웃소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이 문제를 일자리의 해외 유출 관점에서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근시안적 시각이다. 1990년대 미국의 IT 장비업체들은 부품을 글로벌 소싱함으로써 가격을 기존 가격의 30%까지 낮추었고, 이로 인해 IT 투자 붐이 조성되어 IT산업의 일자리가 오히려 늘었다. 특히 글로벌 아웃소싱을 통한 원가 절감과 매출 증대로 인해 프로젝트 매니저 등 고임금 직종 및 연관 산업의 일자리는 오히려 늘었다. 따라서 글로벌 아웃소싱에 대한 규제는 글로벌 경쟁 하에서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해치는 좋지 않은 발상이다. 이노베이션의 촉진을 통한 신제품 개발 및 연관산업의 육성ㆍ발전을 통해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면서 선진 기업의 글로벌 아웃소싱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해법이다. 대학생들도 최근의 청년실업이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의 구조적 트렌드임을 잘 인식하여 자신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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