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독립운동가들 시리즈 발간

해방 이후 월북, 이승만 정권 비판 경력 등으로 인해 역사 속에 묻혀졌던 독립운동가들의 전기가 발간됐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가 ‘한국의 독립운동가들’ 시리즈 중 네 권을 발간했다. 『대륙에 남긴 꿈, 김원봉의 항일 역정과 삶』(한상도 지음), 『대한제국군에서 한국광복군까지, 황학수의 독립운동』(한시준 지음), 『근대화의 선각자, 최광옥의 삶과 위대한 유산』(이명화 지음), 『중도의 길을 걸은 신민족주의자, 안재홍의 생각과 삶』(김인식 지음)이 그것이다. 

김원봉은 일제강점기 중국대륙을 무대로 활동한 항일 독립운동가 다. 약관의 나이로 의열단을 이끌었고, 중국거주 조선 동포를 모은 조선의용대의 총대장으로 중국 항일전선에 참여했다. 황학수는 대한제국의 군인, 광복군 등으로 평생을 무장독립운동에 헌신한 인물이다. 그는 대한제국 육군 무관학교를 졸업한 후 만주에서 독립군을 조직해 대일항전을 전개했고, 임시정부에서 한국광복군을 창설한 뒤 서안에 설치된 총사령부의 총책임자로 활동했다. 한상도 교수(건국대 사학과)는 “김원봉은 독립운동뿐 아니라 해방 이후 국가를 건설해나가는 과도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나 그동안 월북 경력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원봉과 황학수가 무장투쟁을 통해 독립을 꿈꿨다면 최광옥과 안재홍은 계몽운동을 통해 민족국가를 이루고자 했다. 최광옥은 19세 때 독립협회에 참여해 계몽운동을 시작했으며 최초의 국문법교재인 『대한문전』을 집필했고, 안창호와 함께 항일비밀결사 ‘신민회’를 결성했다. 그러나 33세의 나이로 요절해 지금까지 대중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 안재홍은 “민족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진정한 중도의 길’을 보여줬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민족개량주의를 반대했던 그는 ‘비타협민족주의’를 기조로 내건 물산장려운동을 주장했다. 이후에는 『조선일보』 기자로 활동하며 조선기자대회부의장으로 언론운동에 투신했으며 신간회 결성에도 참여했다. 안재홍의 경우 해방 이후 이승만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현대사에 제대로 기록되지 못했다. 김인식 교수(중앙대 사학과)는 “대부분의 정치가가 이념 대립에만 몰두해 있을 때, 민족의 생활을 고양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안재홍의 중도사상은 오늘날 재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독립운동사의 대중화를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독립운동가 100명의 전기를 통해 식민지 항일 운동사를 정리할 계획이다. 이명화 책임연구원(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은 “일제의 탄압으로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자료가 소실된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열전 발간이 잊혀진 독립운동사를 재구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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