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무원직장협의회 회장 최충림씨(교수학습개발센터)

민족의 대학으로서 올해 개교 60주년을 맞이하는 서울대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학문발전을 주도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등 많은 성과를 낳았으나,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국립대 법인화 문제를 비롯해 국내ㆍ외 유수 대학에 대한 경쟁력 확보 등과 같은 문제들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서울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때에 새로 취임할 24대 서울대 총장은 많은 영예와 함께 막중한 책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총장은 외압으로부터 대학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지켜내는 동시에, 내부 구성원들의 참여와 합의를 바탕으로 서울대를 교육의 수월성 추구를 위한 학문공동체로 거듭나도록 함으로써, 세계 속의 서울대로 비상하는 기틀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

먼저 이미 시작된 국립대 법인화는 대학의 자율성을 제고하고 재정 독립을 강화하는 등의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기초학문의 위축과 교직원의 고용불안, 등록금 인상 등의 불확실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재정 확보대책과 교직원의 신분 안정 등을 충분히 검토하는 한편, 대학 구성원 전체의 합의를 모아 정책을 결정하기를 바란다.

둘째, 대학의 주요한 정책은 교수, 직원,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통하여 결정하기를 바란다. 지금까지의 정책 결정이 대부분 교수 위주로 진행되어 온 결과, 그외 대학 구성원들의 소속감 및 자긍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던 것이 사실이다. 민주적인 의사결정은 서울대 전체의 사기를 진작시킬 것이다. 또한 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된 정책은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를 바란다.

셋째, 학내 모든 구성원들이 쾌적하게 활동할 수 있는 캠퍼스 환경을 조성하는 등 구성원들의 복리후생 증진에 많은 지원이 있기를 바란다. 소음, 주차 문제 등으로 인한 불편함은 물론 교내 곳곳에서 무분별하게 진행 중인 건물 신축 공사 역시 좀 더 친환경적인 방향에서 검토ㆍ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 안목으로 제2캠퍼스에 대한 방안도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주길 바란다.

그리고 새로운 총장에게는 선비의 근면, 검소, 고집스러움과 부드러움을 겸비한 CEO의 역할이 요구된다. 또한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모든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산ㆍ학ㆍ연의 유기적인 협조 속에 큰 결실을 맺어 서울대를 온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최고 지성의 전당으로 만들어 주길 바란다.

총장은 총장이 모든 것을 다 하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총장이 총장답게 권위를 세울 수 있는 구조의 개편이 요구되며, 참모의 역할이 더없이 중요함을 인식하여 참모의 선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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