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비판 관련 서적들

지난해 쌀시장 개방, 올해 한미자유무역협정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최근 세계화 비판 서적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세계화에 관한 논문만 이미 세계적으로 수만 건에 이르는데도 관련 서적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세계화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최근 발간된 일련의 서적들은 세계화에 대한 제 나름의 구체적인 해법을 함께 내놓은 경우가 많아 주목할 만하다.

노암 촘스키와 수전 조지 등 『야만의 주식회사 G8을 말하다』의 공동저자들은 세계 선진 8개국 정상의 친목모임인 G8을 비판하고 신자유주의 이념에 저항할 강력한 운동 추진을 호소한다. 전쟁, 가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년 회의를 여는 G8이 실제로는 다국적 기업들의 대리자 역할을 하고 있고, 무역의 공정성을 무시한 채 개발도상국의 시장을 강제로 개방시키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화에 따른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나는 농업분야만을 다룬 저서도 있다. 프레드 맥도프 외 2인이 엮은 『이윤에 굶주린 자들』은 자본이 농업을 지배해나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폐해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에 의하면 전세계적인 농업 생산량은 부족하지 않음에도 아프리카 대륙에 굶어죽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은 농업 관련 대기업들이 선진국 시장을 겨냥하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높은 육류수요 때문에 대부분의 농지에서 사람의 식량보다는 가축 사료가 주로 재배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들은 환경 친화적 유기 농업과 소농(小農) 생산을 통해서도 식량 문제를 거뜬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쿠바, 지역 자유무역협정에 대항하는 운동을 조직한 미국 내 일부 농촌 사회를 대안으로 꼽는다.

로버트 A. 아이작의 『세계화의 두 얼굴』과 죠지 몬비오의 『도둑맞은 세계화』는 앞의 두 책과 달리 세계화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인정한다. 『세계화의 두 얼굴』은 국가, 계층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비영리기구가 운영하는 학습센터를 빈자들의 거주지에 세울 것을 주장한다. 또 『도둑맞은 세계화』의 경우 ▲세계의회 건설 ▲채무축적을 예방하는 국제청산동맹 설립 ▲약소국에 보호무역권을 부여하는 공정무역기구 설립을 제안한다.

이렇듯 영미식 신자유주의에 따른 세계화를 어느 정도까지 해체할 것인지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이 존재하는 가운데 세계화 비판 서적 출판 붐은 당분간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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