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가 다음 학기부터 ‘생리 공결제’를 시범실시한다고 지난 26일(금) 밝혔다. ‘생리공결제’는 생리를 하는 여학생이 몸이 안 좋아 수업에 참석하기 어려울 경우 결석을 허가해 주는 제도다. 희망 여학생이 신청서를 작성해 해당 교수에게 제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한 달에 한 번만 신청이 가능하다. 중앙대 학생과 측은 “생리공결제는 초ㆍ중ㆍ고교의 생리통 결석을 인정한 교육부가 각 대학에 권고하고, 중앙대 총여학생회가 적극적으로 건의해 실시될 수 있었다”며 “시범 실시 후 반응이 좋으면 내년부터 제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리공결제 실시를 제안한 총여학생회장 안현경씨(법학부ㆍ02)는 “여학우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힘들게 수업을 듣는 것은 명백한 수업권 침해라고 생각한다”며 “생리공결제는 수업권 보장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며 앞으로 수업의 동영상화 등을 추진해 생리로 수업에 빠진 여학생들의 수업권을 점차적으로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생리공결제’소식을 접한 서울대 총학생회 집행국장 이문희씨(인문계2ㆍ04)는 “이번 여름방학부터 생리휴강제와 관련해 본부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악여성모임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현희씨(국사학과ㆍ02)는 “생리휴강제가 도입돼 수업에 생리공결제가 실시되더라도 결석한 수업내용을 보충할 수 있는 대책이 있어야 한다”며 “생리휴강제의 실시 방식과 수업내용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설립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많은 대학들이 생리공결제와 비슷한 제도를 이미 실시하고 있거나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는 지난 한 학기 동안 생리공결제를 시범 운영했다. 여학생과에서 ‘생리휴강협조전’을 발급받아 교수님께 제출하면 교수 재량으로 인정해주는 방식이다. 100여명이 이용했고 반응도 좋아 지금은 정식으로 도입할 것을 논의 중이다. 동아대 역시 2004년부터 교수재량으로 생리공결제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학칙개정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연세대는 총여학생회의 주도 하에 시범운영을 실시하고 있다. 총여학생회 홈페이지에서 결석계를 다운받아 교수님께 제출하면 교수 재량으로 결석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제도화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연세대 학생과 측은 “학생들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직장여성들이 주로 월요일이나 금요일에 휴가를 내는 것처럼 악용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한국외대 용인캠퍼스도 지난학기부터 시범적으로 유고결석 인정 대상자에 생리하는 여학생을 포함하고 있지만 생리공결제의 제도화에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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