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일하던 28명의 청소 용역직원들이 집단 해고됐다. 이들은 전원 여성 노조 원이다.

지난 1일(금) 이들은 출근을 위해 캠퍼스로 들어서던 중 “당신들은 이제 동국대 직원이 아니니 들어오지 마라”는 해고통지를 받았다. 근로계약서 작성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해고된 용역직원들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민주노총 경북지역일반노조 오세용 사무국장은 “노조와 합의하지 않은 임금수준과 근로시간을 근로계약서에 기재하고 이를 받아들일 것을 사측이 요구했다”며 “이에 ‘근로계약서에 문제가 있으니 합의 후 서명하자’고 요청했고 알겠다는 약속을 받았는데 다음날 해고통보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고된 용역직원 최인순씨(55세)는 “지시사항을 따르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한다는 말도 적혀 있어 근로계약서에 서명을 할 수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씨는 “지금까지 최저임금도 못 받고 월차수당도 못 받아 지난해 노조를 결성했는데 그것 때문에 해고당한 것 같다”며 “사측으로부터 갈취를 당한다고 몇 번이나 학교측에 진정을 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고 학교측의 책임도 따졌다.

용역회사인 (주)영원씨앤에스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다. “문제가 된 근로계약서는 노동부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인정한 것”이라며 “‘근무 태도가 안 좋을 경우에는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은 어느 근로계약서에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28명이 차기 근로계약을 맺지 않으려고 해 그대로 계약이 끝난 사건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용역직원에 대한 집단해고는 지난 3월과 5월 부경대에서도 일어났다. 미화직은 용역회사가 바뀌면서 노조 조합원들만 해고를 당했으며, 경비직은 무인경비기술의 도입을 이유로 후속대책없이 해고당했다. 해고된 인원은 총 30여 명. 해고된 용역직원들은 120여 일간 천막농성, 총장실 점거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대에서도 지난 2000년에 경비직, 미화직의 용역전환을 놓고 총파업이 일어나는 등 내홍을 겪은 끝에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용역전환이 이뤄진 적이 있다.

현재 해고된 동국대 용역직원들은 1일부터 경주 동국대 정문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최씨는 “우리가 일을 하지 않으면 가족생활이 어려워진다”며 “사측과 협상해서 일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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