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출판부 새책 소개 -『IT는 한국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IT(Information Technology: 정보기술)는 세계적으로 사회의 모든 분야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한국은 IT 관련 제품의 생산․수출․보급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IT 선진국’으로 전 세계에서 ‘IT혁명’이 가장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가오는 IT혁명으로 미래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IT는 한국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이지순 외 지음, 서울대학교출판부)는 50여명의 사회과학자들이 몇 년 동안 머리를 맞대고 이 물음에 답한 책이다. 이 책은 지난 2004년에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진행한 ‘IT기반 미래국가발전전략 연구’를 바탕으로 사회, 경제, 정치, 문화 분야의 변화에 대해 다뤘다.

책의 첫 부분인 ‘IT와 새로운 사회질서의 형성’에서 김문조 교수(고려대 사회학과)는 다가올 사회를 ‘신기술사회구성체’로 예상했다. 사회구조의 연결을 용이하게 하는 IT가 발달하면 각 구조간 상호작용이 활발해진다. 이를테면 교육과 놀이가 결합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나 생산과 소비의 결합인 ‘프로슈머(prosumer)’가 등장한다. 이런 사회적 결합이 늘면서 사회 전반에 상호의존적인 질서가 형성되는데 이같은 사회를 ‘잡종사회’라고 한다. 생명공학과 정보기술 등이 점점 발달하면서 잡종사회는 신기술사회로 변한다. 필자는 신기술사회에는 수많은 정보 때문에 혼란을 느끼는 ‘복잡성 문제’, 윤리적인 가치를 경시하는 ‘본원성 문제’가 대두될 것이며 그 해결을 위해서는 창의성을 중시하는 학교 교육, 지식보다 지혜를 우대하는 사회의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지순 교수(경제학부)는 ‘IT혁명과 살기 좋은 나라 건설’에서 경제적 측면에서 본 IT의 영향력과 우리의 대처 방안을 다뤘다. 필자는 ‘살기 좋은 나라’란 ‘국가 선택의 자유를 허용했을 때 전입이 많은 나라’라고 정의한 뒤 구체적인 수치를 사용해 한국의 경쟁력을 꼼꼼히 평가했다. 그는 그 평가를 바탕으로 자유화, 개방화, IT화라는 세 가지 전환을 통해 한국이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 중 경제의 IT화란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는 과정을 디지털화해 기술 진보 속도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이어지는 두 장은 임혁백 교수(고려대 정치외교학과)의 ‘IT와 공공 거버넌스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최양수 교수(연세대 신문방송학과)의 ‘IT로 인한 일상 공간과 미디어의 변화’로 이뤄져 있다. 임 교수는 “IT혁명으로 산업화시대의 강력한 국가는 작아지고 개인, 기업, NGO 등 다양한 주체가 권력을 공유하는 ‘공공 거버넌스’가 구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최 교수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고 있으며 국가적 차원에서 규제기구를 통합하고 융합 서비스 관련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T발달이 가져올 범사회적 변화와 그에 대한 대처 방안을 다룬 이 책에는 정치학․경제학․사회학․언론정보학 분야의 학제 연구를 통한 폭넓은 시각과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