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철 농경제사회학부ㆍ04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교정에선 예쁘게 단체복을 맞춰 입은 선거 운동원들이 활기차게 오간다. 유독 쓸쓸한 관악의 가을에 선거는 활기를 불어 넣어 준다. 하지만 학생회가 세워지지 않는다면 그 활기는 다시 쓸쓸함으로 바뀔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어느 선본이 당선될 것인가와 함께 과연 올해엔 총학을 세울 수  있을지가 새로운 관심사가 된다. 근래에 연장선거가 치러지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 그만큼 학생들이 선거에 무관심해졌다고 볼 수 있다. 예전보다 취직도 수월하지 않고 과외를 구하기도 쉽지 않으니, 각자 살기 팍팍해졌다고 느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일상의 학교생활에서 총학생회의 필요성이 직접적으로 느껴지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현재 대학생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무시할 수 없고 특히 서울대가 한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우리가 평소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그러나 우리는 각종 시험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우리가 가진 잠재력을 바깥으로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또 사회가 원하는 건강한 비판력을 지닌 대학생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생으로서, 특히 서울대학생으로서 우리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모습은 지금 우리에게서 너무 멀어져 버렸다.

학생회를 살리는 길은 그동안 침체돼 있었던 학생사회를 살리는 유일한 방안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학교의 대표체를 꾸리고 각종 행사를 주관할 우리 대표들을 뽑는 각종 선거에 일단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그동안 투표율 50%를 넘기지 못해 어떻게든 학생회를 세워 보겠다고 연장선거를 해 왔던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운동권, 반운동권, 비운동권 다 싫다 하기 전에 한번 관심을 기울여 보자. 후보들이 각각 어떤 공약을 들고 선거에 나왔는지, 그 후보의 생각은 어떤지 알아보는 것이다. 선본들이 나눠주는 색색의 예쁜 선전물에는 각 선본이 유권자 학우들과 나누고자 하는 메시지들이 담겨있다. 그 정성을 봐서라도 선전물도 읽어 보고 벽보도 보면서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 투표장에서 한 표 행사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왕이면 선본 활동이나 선관위 활동까지 해보는 것도 학창시절의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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