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38회 수상자 류소영씨(국어교육과 97년 졸업)

1993년(35회)에는 「‘ㅁ’자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으로 시 부문에, 1996년(38회)에는 「심연에서 졸다」로 소설 부문에 당선됐던 류소영씨(국어교육과?7년 졸업).  그는 1997년 계간 『문학동네』로 등단해 소설집 『피스타치오를 먹는 여자』를 출간했고 현재는 문학동네에서 발간되는 청소년 문학계간지 『풋』의 편집인으로, 또 중학교 국어교사로 일하고 있다.

가정학과에서 국어교육과로 편입하는 바람에 ‘정권이 3번 바뀐’ 6년 반 동안 학교를 다녔다는 류소영씨는 자신의 스무 살을 ‘문학회 활동’과 ‘학생회 활동’으로 요약했다. “전공에 흥미가 없어 공부는 안 하고 중도에 틀어박혀 시집만 읽어댔다”는 그는 “황지우의 시를 읽었을 때 마치 새로 태어난 기분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계속 읽다 보니 문득 ‘나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2학년 겨울, 혹시라도 최종심에 들면 내 시가 어디가 부족한지 심사평에서 지적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한번 응모해봤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류소영씨. 막상 수상한 뒤에는 당시 심사위원이 자신이 시를 쓰는 계기가 됐던 황지우 시인과 황동규 시인이어서 더 기뻤다고 한다.

대학시절 시에 빠져들었던 경험은 그의 소설에도 그대로 흔적을 남기고 있다. 「심연에서 졸다」는 미용실에 앉아 찻잔을 보며, 또는 창밖의 커피숍을 바라보며 문득 드는 인상들을 마치 시상을 전개하듯 엮어나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의 대표작 「피스타치오를 먹는 여자」 역시 ‘김연두’라는 옆집 여자에게서 받은 인상을 피스타치오라는 연두색 알맹이를 지닌 견과류를 통해 집약시키고 있다.

“아무래도 자신의 경험이 글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그는 “누가 소설 속 등장인물을 가리키며 ‘이거 나야?’라고 물으면 ‘비슷하긴 한데 다른 사람이야’라고 시치미 뚝 떼면 된다”며 명랑하게 웃었다. 「심연에서 졸다」에서도 간간이 그의 대학 생활 경험담을 찾아볼 수 있다. 대기업 이사의 아들이었던 한 선배가 묵묵히 학생운동을 하다가 결국 현실과 타협해 공무원이 됐다는 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청소년 문학계간지의 편집인으로 참여하고, 청소년 문학상의 심사위원이 되면서 예전 대학문학상에 두근거리며 응모하던 자신의 모습을 종종 떠올린다는 그에게서 스무살의 연둣빛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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