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뉴스

 “청년 실업률 약 20%,
비정규직 비율 약 70%될 것”
값싼 미국 농산물의 홍수에
농민들은 시위의 나날···

한·미FTA의 체결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한·미FTA는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얼마만큼 미치게 될까? 『대학신문』에서는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자료집, 민주노총의 한·미FTA 보고서, 한·미FTA체결지원위원회 자료 등을 바탕으로 10년 후 한국의 모습을 가상 뉴스로 구성해 봤다.

안녕하십니까. 2017년 3월 19일 대학뉴스입니다.

첫 소식입니다. 40대 중년의 한 남성이 자신의 신세를 비관해 일가족 3명과 함께 자살을 기도했습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김 모씨는 ‘비정규직으로 돈벌이해 내 건강과 가족을 건사하기가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후 가족과 동반 자살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쳐 현재 중태입니다.

주위 사람들에 따르면 김 모씨는 평소 지병이 있어 지속적으로 비싼 미국산 원본약을 먹어야 해 약값에 대한 걱정이 컸다고 합니다. 또 미국 기업의 진출 이후 급격히 오른 공공요금을 몇 달 째 못 낸 상태였다고 주위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20%에 육박했습니다. 이는 10년 전 통계청 수치인 8%보다 2배 넘게 증가한 것입니다. 10년 전 정부는 한·미FTA가 체결될 경우 5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습니다. 하지만 창출된 일자리 중 70% 가까이가 비정규직이었고, 보다 나은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 등으로 몰려 실업률이 높아진 것입니다.

다음 뉴스입니다. 3개월을 끌어온 미국의 건물 인테리어 기업 ‘니커내커’와의 재판에서 한국 정부가 결국 패소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6개월 전 니커내커의 내장재가 치명적인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톨루엔을 배출하는 것으로 밝혀져 수입금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니커내커는 한·미FTA의 투자자 보호조항을 근거로 뉴욕의 국제투자분쟁조정센터(ICSID)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ICSID는 투자자의 권리가 우선한다는 명목으로 니커내커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환경이나 노동과 관련된 규제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다음 뉴스입니다. 서울시청 광장에서 일주일간 계속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집회가 경찰의 투입으로 오늘 오전 종료됐습니다. 집회에 모인 만여 명의 농민은 ‘국산 농산물 보호제도 도입’을 요구했습니다. 정부는 시내 교통난을 이유로 공권력을 투입해 이들을 강제로 해산시켰습니다.

최근 농민들의 시위가 점점 거세지고 있습니다. 한·미FTA 체결 이후 미국 농산물의 수입량이 축산물 215%, 채소 218%, 낙농제품 527% 등 큰 폭으로 증가해 시장에서 우리 농산물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산 쌀 한 가마니가 15만원인데 비해 같은 양의 미국 쌀 ‘칼로스’가 7~8만원이다보니 소비자들이 우리 농산물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전농측은 농민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정부와 잦은 충돌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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