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관악나들목 관련 협의 없었다”
환경오염은 물론 교통량 개선도 미지수

서울시가 서울대 앞을 지나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강남순환로) 공사를 강행한다고 밝힌 가운데 공사가 미치는 영향과 진행절차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월 12일 강남순환로 구간 중 금천구 시흥동~서초구 우면동 사이의 남부간선구간을 5월에 착공한다고 밝혔다. 남부간선구간은 총 길이 12.4km중 사당 나들목과 진입로 일부를 제외한 구간이 관악터널(8.7km), 선암터널(2.6km) 두 개의 지하터널로 건설된다. 서울시는 강남순환로를 계획한 1997년 당시 서울대 정문 앞에 길이 200m 정도의 고가도로를 놓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서울대와 환경단체가 환경ㆍ미관 등을 이유로 반대해 지하터널을 뚫는 대책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남부간선구간 중 관악터널은 낙성대터널에서부터 서울대 후문과 정문 인근을 관통하며 정문 앞에는 지하로 이어지는 관악나들목이 들어선다.

하지만 교통혼잡이 예상되는 관악나들목에 대해 서울시가 서울대와 협의를 거지치 않아 문제다. 본부 기획담당관실 양은식씨는 “서울시로부터 도로건설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협조공문은 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청 도로계획과 측은 “서울대와 아직 협의를 하지 않았고 서울대 근처 구간의 구체적인 설계가 완성되는 대로 서울대와 의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은식씨는 “서울시가 언론을 통해 공사를 시작한다고 미리 밝혀 아직 협의하지 않은 서울대에 압력을 넣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순환로가 주변의 교통 및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도 나오고 있다. 교통의 경우, 서울시는 강남순환로가 개통되면 하루 8만2천 대 이상의 차량이 도로를 이용해 남부순환도로 통행량의 18%, 올림픽대로 통행량의 7% 정도를 흡수하는 등 서울 서남ㆍ동남부 통행흐름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김정욱 교수(환경계획학과)는 “남부순환로의 교통 분산효과보다 외곽순환도로를 통한 경기지역의 차량 유입효과가 커 남부순환로의 정체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서초환경운동연합의 김영란씨는 “강남순환로가 건설되면 관악산과 우면산 일대의 생태계가 크게 파괴될 것”이라며 강남순환로로 인한 공해를 우려했다. 그는 “우면산에 뚫린 터널이 지하수를 마르게 해 이미 근방 습지의 물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며 “터널을 통과하는 차량이 내뿜는 배기가스도 관악산ㆍ우면산의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터널 입출구 절취 부분의 식생을 원상복귀하고 지속적인 생태 모니터링을 시행해 환경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전상의 문제도 있다. 관악터널은 국내에서 가장 긴 8.7km로 계획돼 있어 화재가 나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민주노동당 관악구위원회 신장식 운영위원은 “대피소를 설치한다 하더라도 터널이 워낙에 길어 화재가 나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예측조차 못한다”며 “서부간선도로의 터널공사도 그 위험성 때문에 설계가 조건부로 승인이 난 상태며 공사 담당자들도 그 안정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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