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인터뷰 - 『「경제문고」 해제집』 권태억 교수(국사학과)

“해제작업에 3년, 출판 준비만 1년이 걸리는 등 작업에 오랜 시간을 쏟았는데, 그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며 권태억 교수(국사학과)는 『「경제문고」 해제집』(해제집)의 발간 소감을 말했다.

「경제문고(경제문고)」는 일제강점기에 경성제국대학 조선경제연구소가 체계적으로 식민통치를 하고 그 과정을 이론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해 수집한 책을 말한다. 이 도서들은 해방과 함께 서울대 중앙도서관으로 이관됐고 도서관은 그 중요성을 감안해 「경제문고」를 따로 관리해 왔다. 권 교수는 “「경제문고」는 일제강점기 조선의 경제·정치·사회·이데올로기 등 전 분야에 걸쳐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학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해제집은 한국학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권 교수는 “예전에는 한국학이라고 하면 국사만을 다루는 학문이었지만, 현재는 한국과 관련된 문화·지리·인물·사상까지 통괄하는 학문으로 확장됐다”며 “「경제문고」는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나라와 관련된 여러 자료를 방대하게 다뤄 한국학 연구자들이 그 가치를 높이 사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조선하천조사서」는 일본이 실시한 조선의 14개 하천에 대한 조사내용이 자세하게 수록돼 있으며, 「조선도시와 국토계획」은 조선을 대륙병참기지로 활용하기 위한 국토계획의 내용 및 도시계획의 성격 등을 논하고 있다.

중앙도서관 6층 고문헌자료실에 소장돼 있는 「경제문고」는 총 3420권이다. 권 교수는 “경제문고는 한국 전쟁, 미군정 등을 겪으며 일부가 소실됐다”며 “조선경제연구소의 기록을 통해 1930년대에는 조선관계장서만 해도 5천 권에 다달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식민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는 하지만 이론적인 배경을 마련하기 위해 이들이 보인 도서 수집열은 본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문고」는 현재 중앙도서관의 고문헌 자료실에 폐가식(서가를 열람자에게 자유롭게 공개하지 않고 일정한 절차에 의해 책을 빌려주는 도서관 운영 제도)으로 보관돼 있고, 문고를 체계적으로 목록화해 둔 자료가 없어 접하기가 어려웠다”며 “해제집은 「경제문고」를 분야별로 묶어 책의 소장위치, 간략한 내용 정리 등 간접적인 정보를 제공해 접근을 용이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현재 중앙도서관이 소장한 식민지배와 관련한 도서들에 대해서도 해제작업을 하고 있다. 권 교수는 “3년 정도 해제작업을 해왔지만 아직 부족해 1~2년 정도 더 작업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이 작업이 완성되면 「경제문고」가 다루지 않은 일제 식민지 당시의 많은 자료를 체계적으로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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