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 김소연 노조위원장 인터뷰

회사를 상대로 600일 넘게 투쟁한다는 것은 육체적ㆍ정신적 한계를 뛰어넘는 일이다. 도대체 왜 이처럼 힘든 일을 하는 것일까? 가산 디지털단지 내에 위치한 기륭전자 내 본사. 그 정문 앞 천막에서 기륭전자 김소연 노조위원장을 만나 노동운동에 대해 갖기 쉬운 궁금증을 물어봤다.

◆다른 직장을 찾아 일하지 않고 굳이 2년 가까이 투쟁하는 이유는?
▲ 사진: 황귀영 기자

비정규직 노동자는 한 명의 직장인이기보다는 한 개의 ‘소모품’으로 취급받는 등 그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데, 이러한 세태를 바꾸려면 단체투쟁과 같은 적극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 불법을 저지르는 경영진은 버젓이 회사에 남아있고 오히려 시정을 요구한 노동자가 해고당하는 실태에 분노를 느끼는 것, 투쟁이 없다면 이런 실태가 계속될 것이라는 점도 투쟁을 해나가는 하나의 이유다.

◆파업투쟁은 회사와 노동자 모두에게 큰 손실을 안겨주는 것 아닌지?
손실이라는 것은 결국 경제적인 개념인데, 파업을 통해 노동자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경제적인 것을 넘어선다. 자본이 인권보다 우선되는 본말전도의 사회적 세태를 타파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 권리’를 쟁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 측도 파업 때문에 손해를 입는 것을 안다면 한시라도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처음부터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해주거나, 협정을 통해 조속히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파업 때문에 손실을 보는 것보다 합리적이다. 하지만 사측이 모르쇠로 일관하면 결국 양자 모두 피해를 입게 된다. 우리도 가족이 있고 생계 문제가 있는데 일손을 놓고 싶겠나. 파업이라는 것은 노동권리를 보장받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마지막 선택이자 배수진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노동운동이 가지는 의의는 무엇이며, 노동운동이 노동운동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다가가려면 어떤 점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사람들이 자기와는 관계없다고 생각해 노동운동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현재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임금이 매우 적고,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회사의 구성원과 친분을 쌓지 못해 직장생활을 비롯해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즉 노동운동을 하는 것은 노동하는 사람의 권리이며 의무라고 생각한다.

노동운동이 노동운동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다가가려면 언론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언론은 더 이상 노동운동을 현실과 괴리된 것처럼 보도하지 말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정당한 활동으로 보도해야 한다. 노동운동을 하는 노동자 주체가 홍보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학생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요즘은 학생운동도 거의 사라지다시피 해 학생들이 사회에 많은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결국 노동운동은 부모의 문제이자, 자기 주변의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그 점을 인식하고 노동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데 힘을 보태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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