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카메라(필카)는 생산이 중단된 모델이 대부분이어서 부품을 구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필카 사용자들은 수리공을 ‘사진가의 동반자’라고 부른다.

종로4가에 있는 필카 수리점 ‘보고사’. 한평 남짓한 점포 앞에는 카메라를 들고 찾아 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사장 손한경씨(57세·사진)는 “제대로 고치려고 설계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가 수리하는 카메라는 많으면 하루 20대 남짓이다.

손씨는 지난 1967년부터 종로에서 중고카메라 판매상을 운영하며 알음알음으로 카메라 구조를 익혔다. 그는 “처음 기술을 익힐 때는 천장만 보면 카메라 구조가 아른거릴 정도”였다고 한다.

필카는 같은 회사 제품이라도 구조가 다른 제품이 많아서 웬만한 숙련자가 아니고는 고치기 어렵다. “일을 오랫동안 배워도 다 익힐 수 없으니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요. 10년 전에 백내장 수술을 해서 지금도 가족들이 쉬엄쉬엄 하라고 하지만, 그렇게 하면 카메라 수리가 늦어져 손님들이 불편해 할 겁니다.” 눈이 성한 한 계속 카메라 수리에 매진하겠다는 손씨는 오늘도 카메라 나사를 풀고 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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