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획] 대안기업을 찾아서 ②자활근로기관(함께일하는세상)

근로취약계층 우선 고용

결근율 낮고 서비스 정신 좋아

"소비자도 쾌적감 느낀다"

▲ (주)함께일하는세상 직원들이 열차 외부도장 작업을 하는 모습 제공:(주)함께일하는세상


“우리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 미국의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인 루비콘 제과의 기본 기치다. (주)함께일하는세상(함세상)도 이윤확대보다 고용창출에 목표를 둔 사회적 기업으로 자활근로기관의 성격을 띤다. 자활근로기관이란 노인, 빈곤층 등 근로취약계층의 자립을 도와주는 기관을 일컫는다. 함세상을 포함해 ▲폐컴퓨터 재활용기업인 (주)컴윈 ▲간병인 조합 약손엄마 등이 대표적이다.

함세상은 2001년 경기광역자활지역센터의 지원을 받은 13개 청소사업단 100여 명의 구성원이 모여 설립한 위생관리 용역업체로, 경기도 수원에 본사를 두고 화장실 청소 등 청소용역 전반에 관한 사업을 한다.

고용창출이 목표인 기업답게 함세상에서는 고령자 등 근로취약계층과 저소득계층을 고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현재 직접고용 인원은 120명이며 대부분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여성 가장들이다. 이철종 대표는 “청소용역 업체는 대개 임금지급능력이 낮아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기도 어렵고 한 달에 겨우 1~2번 쉬는 등 노동 착취가 심한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함세상은 직원들의 ▲최저임금 ▲4대 보험 ▲퇴직금을 보장해 이직률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1년 반 째 함세상 고양지점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 김민숙씨(40세)도 “다른 업체에서는 일요일에 일하면서도 65만원을 받기 어려웠는데, 여기서는 매달 안정적으로 80만원의 월급이 나와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청소 시장은 영세업체들이 난립해 경쟁이 매우 치열한 곳이지만 함세상은 확장일로를 걷고 있다. 작년 매출액이 17억원이며 올해 매출액 30억원이 목표일 정도다. 3년 내 500명의 일자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목표다. 이 같은 성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우선 체계적인 노동자 교육이 장점으로 꼽힌다. 함세상의 직원이 되면 지점장들이 직접 강의하는 청소기능 교육과 서비스 교육을 먼저 받고 현장에 투입되는 것이 원칙이다. 이 같은 교육이 노동자의 근무태도를 향상시키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한다. 경기도 고양시 행신고등학교 이인영 행정계장은 “주변 다른 학교들로부터 함세상 직원들은 결근율이 낮으며 화장실 청소를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작년에 청소업체를 함세상으로 바꿨다”며 “확실히 화장실 청소도 이전보다 깨끗하게 잘 돼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흡족해한다”고 말했다.

친환경 세제를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철종 대표는 “작업자와 고객의 안전을 고려하면, 값이 두세 배 비싸더라도 원재료가 석유인 락스류 대신 과일 성분의 친환경 세제를 사용하는 편이 낫다”며 “병원에서는 락스 냄새가 사라지고 화장실에서는 독한 약품냄새가 없어져 많은 소비자가 쾌적해 한다”며 웃었다.

공공부문의 협조도 빼놓을 수 없다. 함세상이 계약하고 있는 사업장 100여 곳의 상당수는 종합병원, 학교 등 공공부문 용역현장이다. 이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공공부문은 사회적 기업의 재화와 용역을 우선 구매할 것’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철종 대표는 “오는 7월 정부는 사회적 기업을 심사해, 인증받은 기업에는 많은 지원을 한다”며 “우리도 공식인증을 받아 전국 저소득 소외계층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데 촉매 역할을 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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