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조 교수(법대·법학부)
첫째로, 한자어를 대체할 고유어를 두루 개발하고(가령 의성어→소리시늉말처럼), 그 사전을 편찬해야 한다. 또한 반대로 고유어-한자 사전(가령 속이다-궤 詭; 기 欺; 류 謬; 무 誣; 사 詐; 탄 誕; 편 騙; 홍 哄; 휼 譎)도 만들어 신조어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둘째로, 새로운 시대에 부응해 새 자모를 개발해야 한다. 나 자신 몇 년 전 서양어 ‘f’ 및 ‘v’의 음가를 표기할 새 자음으로 ‘立와’ ‘∀’를 제안한 바 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적극적으로 우리 한글의 문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셋째로, 꼭 필요한 경우 적어도 한자를 병기하는 지혜를 살려야 한다. 이런 경우의 한자 사용에 대해서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의사소통이 최우선 기능인 언어의 본령을 몰각하는 짓이다. “세상에 소리의 종류가 이같이 많되 뜻 없는 소리는 없나니 그러므로 내가 그 소리의 뜻을 알지 못하면 내가 말하는 자에게 야만이 되고 말하는 자도 내게 야만이 되리니” 한 성경의 말씀(개역판 고린도전서 14:10~11)이야말로 소리글자인 한글에 특히 해당되기 때문이다. 우리 야만이 되지 맙시다.
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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