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관리본부가 2008학년도 신입생 선발부터 입학사정관제를 시범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입학사정관제는 대학이 선발 전문가로 하여금 학생의 수학능력, 성장환경, 적성,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입생을 선발토록 하는 제도로서, 서울대는 우선 농어촌특별전형자와 특수교육대상자전형자 일부를 대상으로 이 제도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하면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교육부가 학생선발과 관련해 세세히 간여하는 한, 고교별 특성까지도 포함한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하여 입학사정관들이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하기란 불가능하다. 지원자의 잠재력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전문인력도 우리 대학사회에는 절대 부족하다. 공정성 시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사실, 입학사정관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런 법적 근거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처럼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데도 교육부가 당장 내달 수시 2차부터 시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대학들에 지원금을 주고 입학사정관제 도입을 독려한다고 하니 우려스럽다. 몇몇 대학은 교육부 간섭이 싫다며 지원금 신청을 아예 거부했다고 하고, 지원금을 받게 된 대학도 각종 기준, 향후 로드맵 등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대학들 스스로 사정에 맞게 차근차근 도입해야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가 그 모범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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