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공황에 의한 경기침체로 생활고에 허덕이던 미국 여성 섬유 노동자 수 만명이 뉴욕 로트커스 광장에 모여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것에 기원을 둔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사회당 소속 여성들이 1909년 2월 여성 선거권 획득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하면서 ‘여성의 날’이 시작됐다. 이어 여성의 생존권 보장과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선거참여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대대적인 파업과 투쟁이 1910년까지 이어졌고 이와 같은 운동은 미국사회에 여성 노동자의 존재를 뚜렷이 부각시켰다.

이런 여성참정권 요구 및 여성의 날 기념활동은 1910년 8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2차 ‘국제사회주의여성회의’에서 모든 나라에서 여성의 날을 기념하자는 ‘국제여성의 날’에 관한 결의를  채택하면서 공식화됐다. 이후 1911년부터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등에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으며, 1922년부터 매년 3월 8일에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관행이 국제적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조이헌임 활동가는 “세계 여성의 날은 전 세계 여성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표출하며 연대를 공고히 다질 수 있는 축제 같은 날”이라며 “지금까지 여성들이 겪었던 복종과 체념을 거부하고 여성 노동자의 손으로 직접 일궈낸 결실인 만큼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3월 한 달을 여성의 달로 지정해 여성단체와 함께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3월 8일을 국가기념일이자 공휴일로 삼아 여성들을 위한 갖가지 행사를  개최한다.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국가, 몽골, 북한 등은 3월 8일을 유급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이 날이  되면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기념 행사가 개최된다.

한국에서는 1920년대 중반인 일제강점기부터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다. 이후 일제의 탄압이 심해지면서 맥이 끊어졌다가 1985년이 돼서야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1회 한국여성대회’를 시작으로 다시 계승됐다. 올해는 특별히 100주년을 기념해 그동안 기념행사를 열어왔던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3·8 여성축제’를 개최한다. 전국 167개 시민사회 단체가 참여하는 이번 ‘세계 여성의 날’ 축제는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열리며, 서울 지역 축제는 오는 8일(토) 이화여대 유관순 기념관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여성, 새로운 공동체 세상을 열자”라는 슬로건으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열린다. 행사에는 퍼레이드와 각종 퍼포먼스, 시상식 및 축하공연 등이 포함돼 있다. 〈문의: 세계 여성의 날 100년 3.8 여성축제 조직위원회 02-313-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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