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 주최 토론회

선거철만 되면 언론의 선거보도에 관한 각종 지적이 쏟아진다.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적들은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 없이 반복될 뿐이고, 변하지 않는 선거보도에 유권자들의 정치적 냉소주의는 커져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1일(화) 언론재단 레이첼칼슨룸에서 ‘바람직한 18대 총선보도’를 주제로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주최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먼저 토론회 참석자들은 이번 총선이 다시금 지역주의로 후퇴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이용성 교수(한서대․신문방송학과)는 “내각인선이 지역편중 양상을 보이면서 유권자들의 지역주의 의식이 부각되고, 이에 노골적으로 특정지역만을 노리는 정당이 등장했다”며 “지역주의는 유권자를 효과적으로 동원하는 가장 뿌리깊고 강력한 수단이므로 시민단체의 모니터링만으로는 언론에 이런 내용이 반영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나타나는 지역주의 문제는 특히 지역언론의 경우 심각하게 드러난다. 한국프로듀서연합회 김재용 정책위원은 “이번 총선은 중앙당 차원에서 대운하와 관련된 의제가 설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역 민방이나 신문을 소유한 지역 자본들이 이를 경제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과거와 달리 이를 더욱 심각하게 바라보고 구체적으로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심의위) 제도에 관한 지적도 이어졌다. 실제로 17대 대통령선거 심의위 위원으로 활동한 성유보씨(64)는 “정당추천 심의위원들은 언제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대립각을 세우기 때문에 불필요한 인력과 시간이 낭비된다”며 “이해당사자 배제원칙에 따라 이들을 심의위원으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용 정책위원은 “선거기간 중 신속한 심의작업을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심의위가 오히려 정당한 선거보도를 제약하는 경우가 많다”며 “선거와 관련해 숨겨진 비밀 혹은 진실을 파헤치고 폭로하는 탐사저널리즘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등이 정치적 이해관계 등으로 제재를 받는 경우가 그 예”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창룡 교수(인제대․언론정치학부)는 “추천인사가 누구든지 간에 이들의 전문성이나 적합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현장에서 심의를 해보면 심의위원들의 능력이나 성실성에 자주 의문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언론의 선거보도 태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박민 정책실장은 “후보자 중심의 동정보도나 순위만을 나열하는 경마식 보도에는 선거의 주체인 유권자의 목소리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재용 정책위원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유권자중심 보도는 언론인들에게 너무 추상적인 개념”이라며 “다만 언론이 탐사저널리즘을 통해 현실적으로 유권자들에게 다양한 내용을 보도할 수 있는 언론환경을 만들고, 이에 대해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용석 교수 또한 “이번 총선은 과거에 비해 너무 조용하고 유권자운동의 큰 흐름 또한 관측되지 않는다”며 “양당중심이 돼가는 총선에서 신진, 소수, 진보 후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경남도민일보 김훤주 기자는 “오늘과 같은 토론회를 통해 본보기가 될 만한 보도사례를 가려내고 이를 향후 선거보도에 적용할 수 있도록 우리가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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