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를 살려주십시오"

○…연장투표 마지막 날까지 투표소를 지키던 황두영씨(사회대기초과정ㆍ03)는 이번 선거가 처음이다. 그런 그가 투표마감시간이 훌쩍 넘은 저녁 8시에도 학관식당에서 밥을 먹는 학생들에게 목청이 터져라 소리쳤다.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지금 투표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총학생회가 세워지지 않을 겁니다. 아직 총학생회 죽이지 말아주십시오”

 

○…관례적으로 투표를 마감하던 6시가 다가와도 수백표가 부족했다. 이에 다급해진 선관위는 학관 1층에 위치했던 투표소를 셔틀버스 정류장으로 옮기고, 기숙사 구관 매점 앞에 투표소를 신설했다. 또 6개 투표소는 11시까지 운영하는 열의를 보였으나 끝내 부족한 5백여표를 채우지 못했다.

 

○…셔틀줄에 투표소를 설치하고 몇몇 투표소를 저녁 늦게까지 운영해도 투표율 제고에 별 효력이 없자, 기숙사에서도 방송이 나왔다. “현재 기숙사 매점 앞에서 총학생회 투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투표율이 낮아 상황이 많이 어렵다고 합니다. 사생들 중 투표를 안 하신 분들은 기숙사 매점에 가서 꼭 투표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투표함이 선관위실로 돌아온 밤 11시. 아무리 선거인 명부를 대조해 봐도 부족한 587표. 박경렬 선관위위원장이 평소와 달리 침통한 목소리로 선거 무효를 선언했다. 이어 카메라를 들이대는 학내 언론 기자들에게 사진은 찍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며, 이중투표수를 계산하러 선관위실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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