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여, 성찰하라.”

지난달 14일 조국 교수(법학부)의 『성찰하는 진보』가 출판됐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을 역임하면서 시민·인권운동에 참여했던 저자가 2000년부터 근래까지 쓴 글들을 모아 현재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한동안 진보는 그 이름만으로도 마땅히 추구해야 할 가치로 여겨졌다. 저자는 이런 향수에 젖어있는 진보에게 “수구·무능좌파라는 욕을 들어 마땅하다”고 비판한다. 또 책은 보수·진보를 떠나 우리사회 전체가 함께 성찰해야 하는 문제들을 말한다.

저자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냈던 편지를 공개한다. 그는 “대통령은 서민들의 고통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민심은 등을 돌릴 것”이라고 ‘죽음의 경고(memento mori)’를 보낸다. 대통령이 재벌 편향의 정책을 추진하게 될지 모른다는 민중의 불안을 반영한 목소리다. 또 그는 “정치개혁의 드라마를 만들 권한과 책임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 올바른 정치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인을 입법자가 아닌 민원해결사 정도로 생각하는 우리의 관념부터 깨야 한다는 말이다.

또 책은 진보 진영에 “민중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과 실제적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정치공학을 버리고 대중과 소통하라”고 충고한다. 저자는 진보정당에 지금 필요한 것은 대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며 서로 등을 돌리는 사분오열이 아니라 처음 운동했을 당시의 마음가짐을 새로 떠올리는 와신상담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보수와 진보 양측을 비판하며 찾은 길은 ‘우향우’도 ‘좌향좌’도 아니다. 좌우 모두를 아우르며 치우치지 않는 ‘김구의 보수’와 ‘조봉암의 진보’다.


성찰하는 진보 조국 지음┃지성사┃287쪽┃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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