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A ‘빛 하동철’전

“나는 항상 신비한 빛의 환상 속에 있다. 그 빛은 환상이라기보다 내게는 오히려 하나뿐인 현실이며, 나는 그로 인하여 나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게 된다.”- 고(故) 하동철 교수 작가노트 중에서

지난 1일(목)부터 오는 20일까지 서울대 미술관 MoA는 고 하동철 교수를 기리기 위해 ‘빛 하동철’ 전을 연다. 미대 서양화과에 재직하다 지난 2006년 작고한 하동철 교수는 한국 추상미술의 기반을 다진 화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하 교수가 1960년부터 타계 직전까지 40여년간 작업했던 회화, 판화, 탁본 작품 총 7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빛의 화가’라 불릴 만큼 하동철 교수는 한평생 ‘빛’의 특성을 탐구했다. 그는 물리적 실체가 없는 빛을 표현하기 위해 직선과 원색 같이 추상적인 요소를 사용했다. 30여개의 캔버스를 이어서 제작한 「Light 02-35」(2002)는 단순한 직선과 원색만으로 빛이 주는 감흥을 얼마나 잘 살릴 수 있는지 보여준다. 전시를
기획한 고 하동철 교수의 아들 하준수 교수(국민대‧시각디자인학과)는 “작품 대다수의 제목이 ‘Light’일 만큼 빛은 아버님의 작품 세계를 잘 대변한다”며 “이번 전시에서 아버님이 일평생 추구해온 빛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빛 하동철’전에는 국내 최초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된 「Light 84-P2」(1985)와 「Falls of Light」(1980)연작을 비롯해 하동철 교수의 대표작이 대거 전시된다. 학생증을 지참한 서울대 학생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그리고 미술관 2층 강당에서는 매 시간 하동철 교수의 생전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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