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전기금의 작은학생참여프로그램에 기부했다. 나의 이익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이익, 더 나아가 학교 밖의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에게까지도 도움이 된다면 자선단체나 종교단체, 시민운동단체 등에 기부하듯이 학교에 기부하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사실 학생들은 등록금으로 이미 학교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학교에 별도의 기부금을 낼 필요나 이유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발전기금에서 제시한 구체적인 기부금 활용 프로그램은 이러한 판단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기부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좋은 일에 쓰일 예정이라는 막연한 설명은 어딘가 허전하다. 기부자의 관심과 판단에 따라 세부적인 분야를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기부시스템은 기부하는 ‘맛’을 한층 높여준다.

아울러 이번 기회를 통해 학교의 운영과 개선에 많은 분들의 기부가 적잖은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문선배님, 교수님, 교직원분들, 나와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할머니 등 다양한 사람들의 작은 기부가 모여 큰 결실을 이루는 구조가 나의 학교생활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학교에 기부하는 것이 단순한 재원확보를 넘어 세대 간, 계층 간의 연대와 교류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박사과정에 있다보니 학술자료와 도서관 이용에 민감한 편이다. 학교도서관의 수준과 환경이 그리 나쁜 편은 아니지만 해외학술지 이용권한 등 해외자료 부분으로는 좀 더 보강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기부분야 중 도서관 증축 사업을 선택해 기부했다. 열람실 환경이 개선되고 좌석 수도 더 확충된다면 도서관을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문제도 한결 여유롭게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서관을 지역에 개방하는 것은 학교의 사회적 의무로 볼 수도 있지만, 도서관을 무대로 지역주민과 학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기부금 활용 프로그램의 운영에서도 학교 안 사람들과 학교 밖 사람들이 ‘윈-윈’할 수 있는 내용들이 중요하게 다뤄졌으면 한다.
 

안현찬
도시설계학협동과정 박사과정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