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대학 특성 살려야” & “활발한 학생 참여가 필수적”

독일의 대표적인 대학도시인 뮌스터. 이곳에서 뮌스터대학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지역 구성원이다. 주민 대부분이 대학 관련 업무에 종사하며 대학의 각종 지식과 연구 결과는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된다. 뮌스터대학은 대학생들만을 위한 교육기관이 아니다. ‘중·노년층 대학 정규교과 수강제도’와 ‘어린이 대학’ 등을 통해 다양한 연령층을 대학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뮌스터 지역의 중·노년층은 일정 비용만 지불하면 대학의 정규교과목을 학생들과 함께 청강할 수 있다. 또한 ‘어린이 대학’에서는 ‘하늘이 왜 파란가요?’, ‘1+1은 왜 2인가요?’ 등 어린이들이 호기심을 가지는 주제에 대해 교수가 직접 강의한다. 어린이 대학 강의에 대한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어서 강의 시작 한달 전에 예약이 마감된다고 한다. 이처럼 뮌스터 지역에서는 대학과 지역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지적 욕구가 점차 증대됨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대학이 담당하는 역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과 대학이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점점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역상권 유치 위한 협력관계는 증가 추세=최근 한국의 대학들도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각종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과 대학의 교류 가운데 핵심적인 부문은 상권유치를 통한 수익사업이다. 서울대와 관악구의 UniverCity 육성계획, 건국대의 스타시티 개발사업은 대표적인 대학상권 형성사업이다. 부산대도 지역상권 활성화를 통해 지역과의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와 관악구의 UniverCity 육성계획은 관악구를 제2의 대학로로 조성하려는 관악구청의 ‘장기비전 전략계획’의 일환으로 서울대입구역 주변에 미술, 건축, 음악 분야의 성과물을 전시해 문화성을 갖춘 독특한 대학상권을 형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국대는 이미 스타시티 사업에서 학교의 일부 부지를 주거지역 및 상업지역으로 개발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건국대는 “스타시티의 상업지구에서 연간 300억원 가량의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며 “장학금 지급 및 학교의 각종 사업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특성 살리는 교류도 있어=많은 대학들은 수익사업 외에도 문화, 교육, 의료 등의 부문에서 지역사회와 다양한 교류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동대와 홍익대의 경우 지역 특성을 잘 살려 지역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안동대는 지역 특성인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 안동문화를 계승,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안동대는 인문계열 내에 한문학과와 민속학과를 개설해 전통문화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부속연구시설인 안동문화연구소, 퇴계학연구소, 민속학연구소에서는 「안동문화」 등의 학술지를 내면서 안동문화 연구를 심화시켜 나가고 있다.

홍익대도 ‘홍대 앞’으로 유명해진 대학 주변지역과 연계해 특색 있는 지역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올해로 16회를 맞는 거리미술제는 홍대 학생들이 특정 주제를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을 지역 주민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이러한 거리예술활동이 홍대 앞에서 열리는 각종 라이브클럽, 록카페 등의 공연활동과 어우러지면서 일명 ‘홍대 앞 문화’라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대학과 지역의 미래, 그 방향은?=대학과 지역의 협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김의준 교수(농경제사회학부)는 “대학과 지역 협력의 궁극적 형태인 대학도시는 지역과 대학이 융합된 모습을 의미한다”며 “여러 대학이 하나의 도시를 형성하면 대학간의 교류는 더욱 활발해져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버드대와 MIT대는 서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활발한 학점교류를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정부가 KTX역, 공항을 세워주거나 많은 부지를 제공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서라도 대학도시를 만든다면 특색 있는 대학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대와 같은 연구중심대학은 그 특성을 살려 지역사회와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삼옥 교수(지리학과)는 “지역에서 벤처사업이나 연구진행을 희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대학이 그 시설 및 전문인력을 같이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이 대학에 필요한 여러 공간을 제공하는 만큼, 대학은 연구결과를 지역발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학과 지역의 교류에서 학생의 주도적 참여의 중요성도 제기됐다. 이성우 교수(농경제사회학부)는 “현재 헤비타트 운동 등에서 대학생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며 “이러한 대학생의 활발한 참여가 지역사회와 대학의 교류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교내 봉사활동 단체인 나눔실천단 단장 이우창씨(영어영문학과·05)는 “나눔실천단은 사회봉사를 통해 지역과의 활발한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봉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기 위해 학교가 다양한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 김지우 기자 nabarium@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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