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독일인이나 유태인은 머리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제부터 이들이 우수하다고 여겨지기 시작했을까. 잘 알고 있듯이 유태인들은 엄청난 박해의 역사로 세계사를 장식해 왔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련의 역사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특유의 치밀한 성격으로 세계 경제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독일지역은 로마시대에는 미개한 지역으로 간주되고 있었고 중세 중반까지도 군소국가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러나 수차례의 전쟁과 통일을 거쳐 제국주의 후발주자로 등장한 이후에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을 일으키며 세계 역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역사학자들이나 인류학자들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웃어넘길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민족이 혹독하고 어려운 역사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엄청난 노력으로 시련을 이겨낸 후에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였을 때 그 민족이 우수하다고 인정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초등학교 시절 국사나 국민윤리 교육을 철저하게 받아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민족도 매우 우수한 민족이라는 생각이 내 머리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유학시절부터 우리나라 학생들이 미국의 우수한 학생들은 물론 세계의 다양한 국가에서 유학 온 학생들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을 너무나도 자주 목격해 왔다. 미래의 꿈나무들인 우리의 어린 학생들이 세계 수학겙墟?경시대회에서 수상하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또한, 우리나라 회사에서 만든 전자제품, 선박, 자동차 등이 세계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무역규모는 세계 10위권으로 성장해 있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우리 한민족이 우수한 민족이라는 다소 국수주의적인 나의 생각을 더욱 굳어지게 하고 있다.


한민족이 왜 이렇게 우수할까 하는 궁금함에 대한 나의 호기심은 우리 민족이 사계절이 뚜렷한 한반도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라는 엉뚱한 이론으로 발전해 있다. 규칙적으로 변화하는 계절은 한반도로 이주한 우리 선조들의 뇌를 끊임없이 자극하였고, 다양한 환경은 물론 육지와 바다로부터의 외침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해 적응한 결과 이렇게 우수한 민족이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여하튼 서양 세계에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로 오랜 역사를 보낸 우리나라였다. 식민지 시대와 세계 대전에 버금가는 큰 전쟁을 치른 후 불과 50여년 만에 세계의 다양한 무대에 진입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상황을 선진국들이 달가워하지는 않을 것 같다. 지하자원도 없고 자본도 별로 없었던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 동안에 이루어낸 성과를 가지고 단순히 예측한다면, 조만간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로 성장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자신들의 대열에 끼워주고 싶지 않은 선진국들의 마음가짐을 헤아려 볼 때 이러한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결국 세계무대에 당당히 진입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우리 자신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당연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실력을 키우는 것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우리의 독특한 문화적 향기를 더욱 풍요롭게 하여, 선진국들이 오히려 우리의 다양하고 깊이 있는 문화 속에 끼어들고 싶도록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욕심이 너무 큰 것일까?

김유단 교수(공대ㆍ항공우주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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