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노동절 전날을 맞아 학생들은 용산참사 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중간에 길을 막고 선 수많은 전경들은 학생들을 해산하고자 했다. 학생들은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38명의 학생들이 연행됐다. 5월 1일 노동절, 경찰은 용산참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던 학생들을 깃발을 들고 정치적인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연행했다. 그날 저녁 경찰은 행진을 시도하던 사람들을 경고 방송도 없이 밀어 붙였으며 지하철까지 내려와 곤봉으로 시민들을 내리치는 모습까지 보였다.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경찰은 221명의 사람들을 체포해 갔다.

최근 MBC 피디를 체포하고 윤도현의 방송출연을 금지하는 등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고 하는 이명박 정부는 「조선일보」, KBS에서는 보도되지 않는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시민들의 입까지 막으려 하고 있다. 최저 임금 삭감, 대졸 초임 삭감, 뉴타운 개발 등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는 이명박 정부는 ‘경제위기 속에서 왜 오히려 사회적 약자가 희생돼야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용납하지 못하는 것 같다.

자신이 원치 않은 정책에 대해, 자신의 집을 철거하는 정책에 대해 분노하고 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시민의 당연한 권리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그랬듯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해 정부와는 다른 분석을 내놓을 수 있는 것 또한 시민의 자유다. 하지만 현 정부는 법과 경찰을 앞세워 시민들에게 ‘표현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들이 금지하는 정치적 발언은 도대체 무엇인가? 경제 성장률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내 삶을 바꾸는 정부의 수많은 정책들에 대항해 항의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다. 누구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다. 하지만 ‘경찰 국가’화 되고 있는 지금의 한국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경찰의 폭력 수위는 올해 들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더 많은 깃발을 빼앗아 오는 전경에게 포상을 준다는 계획을 비공식적으로 발표했다고 한다. 그렇게 됐을 때 과연 누가 감히 거리로 나올 수 있을까? 시민이 이야기하는 것이 두려워 그 입을 막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지금 당장 국가가 자행하는 폭력을 중단하라고 외치자. 더 많은 규탄의 촛불을 들 때 이러한 폭력적 탄압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지윤

인류학과·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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