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9호 5월 11일자 4면
“입양의 날 진명숙씨 인터뷰” 기사를 읽고

아이가 생기지 않아 ‘온유’, ‘치유’ 두 아이를 입양했다는 진명숙씨의 기사를 접했을 때 미혼모쉼터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던 분이 “미혼모의 상당수가 아기를 낳은 후 입양시킨다”고 말했던 일이 불현듯 떠올랐다.

1년에 200만 건 이상의 임신중절수술이 행해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의 현실 속에서 매년 5천여명의 미혼모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임신으로 인해 가족, 친구, 학교 등 자신의 친숙한 환경과 단절된 채 10개월의 임신 기간과 10시간이 넘는 출산의 고통을 홀로 보내게 된다. 힘든 시기를 보낸 후 그들은 다시 사회로 돌아가 예전의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미혼모들에 대한 사회의 따가운 시선과 편견 그리고 차별이 미혼모들의 삶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 4일 한국여성정책개발연구원과 한나라당 김금래 의원의 공동주최로 열린 ‘제52차 여성정책포럼’에서는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지원 방안을 주제로 여러 논의들이 이뤄졌다. 포럼에서는 한국 사회가 미혼모의 문제를 그들의 내적 자질이나 성적인 부도덕성보다는 판단력과 책임감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는 점이 지적됐다. 한국여성정책개발원이 지난 1, 2월 두 달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미혼모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답변자 2천명 중 60% 이상이 ‘판단력이 부족하다’와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미혼모자 가정이 한국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사라져야 한다. 다행히도 현재 한국에서는 미혼모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영화 「과속스캔들」,  드라마 「리틀맘 스캔들」, 「잘했군, 잘했어」와 여러 다큐멘터리에서 미혼모의 삶을 다루는 모습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다. 미혼부모 예방 캠페인과 성교육을 통해 미혼모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늘어났으며 도움이 필요한 미혼부모를 위한 심리적 상담과 교육, 훈련 및 미혼모들을 위한 공간, 물질적인 지원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미혼모를 향한 부정적인 시각은 여전하며 미혼모에 관한 여러 담론들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지 않다. 무엇보다도 그 당사자가 될 수 있는 10대와 20대의 관심과 논의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미혼모들은 ‘축복받지 못한 임신’이지만 태아의 생명을 위해 인생의 일부를 포기한 어린 엄마들이다. 동시에 그들은 주위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꿈많은 10대와 20대다. 그들을 부도덕한 사람들로 규정짓지 말고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 받아들이자.

허혜정
산림과학부·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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