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민 기자 snuloverboy@snu.kr
“아 그래도 우리가 날 때부터 풍물패였는디 가을바람 땜시 옆구리가 시리믄~ 악기나 한번 치구가야지! 오늘 한번 신~나게 놀아보세!”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한 판 놀음이 시작됐다. 이어 상쇠의 흥겨운 꽹과리 소리가 높디높은 가을 하늘을 한가득 채우자 풍물패의 흥겨운 가락이 뒤를 잇는다. 쩌렁대는 풍물소리에 어깨가 들썩이고 허공에서 춤추는 손을 멈출 길이 없다.

즐거운 축제의 시작인 지난 6일(화), 연합풍물패의 ‘가을 판굿’이 문화관 앞에서 펼쳐졌다. 연합풍물패가 선보인 굿은 임실필봉굿으로 전라북도 임실 필봉산 기슭에 있는 필봉마을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놀이문화다. 연합풍물패는 매년 방학에 필봉마을을 방문, 필봉굿을 전수받아 공연해왔다. 공동체의 화합과 단결을 중요시하는 임실필봉굿에서는 우스꽝스러운 분장과 행동으로 판의 흥을 돋우는 ‘잡색’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잡색은 주위에서 구경하던 관객에게 다가가 함께 춤을 추고 소매를 끌어당기며 굿판으로 초대한다. 모두가 함께하는 판놀음은 서울대 구성원을 하나로 묶어줬다.

문화관 앞에서 원진을 돌며 빠르고 경쾌한 가락을 선보이던 풍물패는 느린 가락을 연주할 땐 줄을 맞춰 본부 앞 잔디를 밟은 후 자하연 앞 무대를 돌았고 신명나는 풍물 가락이 관악산 아래 메아리쳤다. 무심히 중도로 향하던 걸음까지 멈춰 어깨를 들썩이게 할 정도로 흥겨운 가락은 서울대에 신명을 불어넣었다.

연합풍물패 김용덕 기획부장(기계항공공학부·06)은 “풍물패만의 공연이 아닌 서울대 구성원 전체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내 함께 어울리는 공연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준비된 막걸리와 안주를 즐기던 많은 관람객은 잡색들의 손에 이끌려 풍물진 안에서 함께 어깨춤을 들썩이며 모두 하나가 됐다.

함박웃음을 띈 풍물패의 상모는 빙빙 돌고 색색의 고깔은 신명나게 흔들렸다. 해는 저물고 축제도 끝났지만 흥에 젖은 관악산의 춤사위는 멈추지 않고 들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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