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치워도 청소가 끝나지 않는 방이 있다. 서울대입구역 일대에서 손꼽을 정도로 좁은 방이 있다. 가구라곤 책상과 밥솥뿐인 방도 있고, 각종 포스터와 그림으로 사방이 도배된 방도 있다.
어떤 이의 공간, 즉 ‘방’은 그 사람을 반영한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쉴 때가 되면 돌아오는 내 방에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온전한 나만의 것들이 가득 차 있다. ‘방’은 가장 사적인 공간이며, 그러므로 내게 가장 편한 곳이다. 그런 까닭에 어떤 사람이 몸담는 공간 중 그 사람을 가장 내밀하게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자기만의 방이라는 것은 단순히 건축적인 측면의 방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공간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곧 공간과 사람이 서로를 길들이는 것이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사람은 공간을 변화시키고 공간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의 ‘자기만의 방’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그 사람이 몇 평의 방에 사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공간에 숨어 있는 그의 분위기와 가치관을 보는 일이다.
꼭 특별하거나 넓거나 환하지 않아도 자신을 반영하고 있고 자신만의 분위기가 감돌기 때문에 소중한 공간인 ‘자기만의 방’. 그렇다면 서울대 학생들의 방은 어떤 모습일까? 『대학신문』은 서울대 학생들의 방을 취재해 봤다.
  글, 사진 : 이다민 기자 aasterion@snu.kr

 










김지우씨(건축학과·07)의 방은 일반적인 방보다 폭이 훨씬 좁다. 안방의 한가운데를 옷장으로 막아서 긴 직사각형의 반 칸짜리 방을 만들어 쓰고 있기 때문이다. 침대 하나만큼의 폭에 어두운 방이지만 오히려 아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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